<성명서>

정부는 농업협동조합에 대한 낙하산인사 음모를 즉각 중단하라!!

우리는 최근 아무 근거도 없이 단지 감독 주무부서라는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여 진행되고 있는 농림부의 농협중앙회에 대한 낙하산인사 음모를 농협중앙회지부 및 8만 금융노동자의 총 단결로 적극 저지할 것임을 밝히는 바이다.

개발독재시절부터 계속된 불균형 발전전략에 따른 농업말살정책은 결국 민족생명산업인 농업을 타 산업의 희생양으로 삼아 왔다. 또한 초국적 자본에 의해 진행된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 이후 한국정부의 주먹구구식 농정은 막대한 국민의 혈세 만 탕진한 채 오늘날 천문학적인 농가부채의 원인이 되어 농민은 죽음의 나락으로 빠지고, 농업은 더욱더 자본에 종속되어 그 목숨마저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더욱이 FTA, DDA, 쌀협상 등 한국농업의 흥망성쇠를 결정지을 수 있는 최후의 기로에서 농민ㆍ 생산자단체ㆍ농민단체ㆍ지식인ㆍ시민단체 등 범농업계의 총체적 역량을 집중시켜 지혜와 대책을 수립해야 할 주체가 잿밥에만 마음을 두고 있는 한심한 작태에 우리 노동조합은 끓어오르는 분노와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농업협동조합은 헌법에 근거한 농협법 제9조「국가와 공공단체는 조합과 중앙회의 자율성을 침해해서는 아니되고, 조합과 중앙회의 사업에 적극적으로 협력하여야 한다」에 명시되어 있듯이 자율적이며 자주적인 조직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혁을 최대과제로 주장하는 참여정부에서 조차 과거 농정실패의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자중해야 할 농림부관료들이 또다시 자리 나눠먹기식의 낙하산 인사를 획책한다는 사실에 심한 배신감을 감출 수 없다.

과거 낙하산인사로 자리를 차지한 자들은 경영에 대한 마인드없이 안면에 의한 무분별한 정치적 로비로 예산탕진과 이미지 악화로 조직의 발전을 저해하였으며, 편협된 사고에 의한 노사관계의 파행을 초래하여 자율적인 개혁은 기대하기 힘들게 하였으며, 해당기관의 자율성과 책임경영에 역행하였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농업발전까지도 왜곡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제 개정 농협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각계에서 주장하는 농협개혁이 가시화되고 있다. 피폐해 가는 농업과 농촌을 회생시키기 위한 각고의 개혁의지와 과감한 실천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에 반개혁적 낙하산인사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낙하산인사 관행은 비단 농협중앙회지부의 문제만이 아니라 낙하산인사의 심각한 폐해에 시달려 온 이 나라 모든 금융노동자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에 우리는 농림부가 획책하고 있는 부도덕한 낙하산인사 음모를 총력 저지할 것임을 다시 한번 밝히는 바이다. 또한 차제에 정부는 세습적 낙하산인사 관행을 마감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2004. 12.23.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위원장 양병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