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농노 동지여러분께 드리는 글

  
   전국의 농협노조 동지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교하분회장 이근상입니다. 

  
   사무실벽 한쪽에 썰렁하게 붙어있는 달력한장도 이제 떼어낼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연말이 되면 흔히들 다사다난했던 한해라는 말을 많이 하고
있읍니다. 

   지난 2004년은 우리 교하분회 동지들에게는 정말 그런해였던것 같습니다.
되뇌여 생각해보면 정말 이 현실이 꿈만같아서 꿈이라면 하루빨리 깨어나고
싶은것이 솔직한 마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작년 12월5일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나서 3개월만에 영업정지를 당하고 또
그로부터 2개월후에 해고통지서라는 것을 받아들었읍니다.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하고 근무했던 농협인데 「해고통보서」라니.....

   우리동지들 하나하나는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감정으로 휩싸여 여러날을
방황했습니다. 그후로  7개월여 해고자라는 신분으로 길거리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단지,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노동조합을 끝까지 사수하고자 했던 것이
죄가 되어 해고되고, 부당한 해고를 알리기 위해 길거리에 나서야 하는것도
억울한데, 모든 행위를 주도했던 주동세력들의 불법적이고, 무모하고, 무책임한
행동들은 농촌이 어렵고,농민이 약자이고,농협이 개혁되어야 한다는 대명제아래
모두 정당화되어 버렸습니다.

  농협해산의 모든책임이 우리조합원 동지들에게 전가되는 오늘의 현실이
안타깝고 서러울 뿐입니다. 결성당시 51명으로 출발했던 교하분회가 투쟁이
장기화되면서 여러가지 어려움으로  인해 현재는 28명이 되었습니다. 

  교하분회를 배신하고 탈퇴하여 자기만 살겠다고 신교하농협에 빌붙어 
사무실에서 뻔뻔하게 근무하고 있는 자들은 생각하기도 싫지만, 우리와 뜻을
같이하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해 떠난 우리 동지들을 생각하면 오늘밤도 잠을 못
이루고 있읍니다. 

  하루라도 빨리 이투쟁에서 승리하여 예전에 같은 사무실에서 정겹게 근무했던
그날로 돌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숫자는 줄었지만 우리는 더욱 강한
조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농노 동지여러분!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교하분회가 지금까지 끈질기게 투쟁할수 있었던것은
전국의 동지여러분의 힘이 바탕이 되어 가능했던 것이었습니다. 

     한가지, 안타까운것은 2004년의 이 힘든 투쟁과정에서 교하문제로
파주지부가 와해의 위기에 이르러 있고, 농협역사에 일찌기 없었던 교하분회의
대규모 해고사태가 본부와 본조의 조직력이 약화되는데 일조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한편으로 동지여러분께 미안한 마음 금할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우리가 굴복한다면 우리는 이땅에서 노동자이기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이 어려움을 뚫고 일어서서
우리가 이땅의 노동자이기를 만천하에 알릴것입니다. 

 
   우리 28명의 동지들은 현재 농협중앙회앞과 신교하농협앞에서 피케팅을
진행하고 있으며,노동부와 사법부에 신교하농협 위장폐업의 부당함을주장하는등
현장투쟁과 법적투쟁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신교하농협측에는 설립과정의 부당함을 지적하며 농민조합원의 권익을
대변하는 지역사회의 책임있는 기관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부당하게 해고된
우리동지들의 고용승계가 필수적인 조건임을 인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농협중앙회측에는 교하농협의 해산과 신교하농협의 설립과정에서
지대한공헌(?)을 한 농협중앙회가 그 책임을 통감하고 그 해결책도 만들어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농협개혁의 대세속에서 각종 언론매체에서 개혁농협이라고 조명받았던
신교하농협의 이면에 이렇게 부도덕한 위장폐업의 음모가 숨어있었다는 사실은
크게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사법부에서는 반드시 올바른 판단을
내려줄것이고, 우리는 그 판결을 받아내기 위해 또 한편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다가올 2005년은 우리 지역농협노동자들에게 참으로 어려운 한 해가 될것이
예상됩니다. 구조조정의 무풍지대라고 느꼈던,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던 우리
지역농협도 도마에 오른 생선꼴이 되지않나 싶습니다. 농개법을 무기로
무자비하게 칼질을 해댈 저들에게 우리가 대항할수 있은길은 무엇이겠습니까? 


  위기는 곧 기회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제 코앞에 다가온 현실을 내 현실로
받아들여 전국의 지역농협노동자가 하나되어 싸울때만이 우리의 

생존권도 보장받을수 있고, 농협개혁의 핵심인 농협중앙회 개혁도 가능할
것이고, 또 농민조합원이 참 주인되는 올바른 협동조합의 건설도 가능할
것입니다.

   
   올 한해도 잘 마무리하시고, 2005년 새해에는 뜨거운 투쟁의 현장에서
동지들 다시 뵙겠습니다. 건강하십시오.
                           

                           2004년 12월 23일 

                   
                      전국농협노조 교하분회장 올림

 
         < 위기의 2005년을 희망의 2005년으로.....동지들과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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