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시험지
-임형택 님-
괴로워도 즐겁게 살려고 했던 것만이
최선이 아니었음을 알았을 때
나는 좌절해야 했다
울고 싶어도 웃으며 살려고 했던 것만이
즐거울 수 없음을 알았을 때
나는 울어야 했다
빛이 없어도 밝게 살려고 했던 것만이
밝아질 수 없음을 알았을 때
나는 어둠 속에서 주저앉아야 했다
쓸지 않은 다락방의 먼지처럼
사랑도 삶도 뿌옇기만 하다
꿈꾸어왔던 삶의 모습은 아니라 해도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 삶의 시험을
나는 아직 풀지 못하고 있다
준비 없는 삶이었다 손가락질을 받아도
나는 할 말이 없다
보이는 것 또한 삶의 시험일 테니까
내 삶의 정답은
볕이 들지 않는 다락방에서
이상만 꿈꾸는 그늘진 행복인지도 모른다
그늘이 두려운 것은 아니다
두려운 것은 나의 마음
따뜻한 정열과 사랑이 그늘에 식을까 두렵다
두려울 땐 별을 보아야지
밤하늘의 별빛이 아름다운 것은
어둠 속에서도 식어가지 않는 당당함 때문이 아닌가
현재는 힘든 날들이지만
그늘이 질지 볕이 찾아올지
알 수 없는 세상 더 살아보자
삶의 시험을 한번 풀어 보자
삶의 시험지에
자신 있게 행복이란 두 글자를 적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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