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riter : 이상무
> 첨부 파일은 전국농협노조 활동을 하시는 전농노조합원 여러분께 조금의
> 위로라도 해드릴려는 마음에서 농협사내망인 "터노코이야기합시다 방"에
> 2월18일(화요일)게시 할려고 준비한 글을 이 곳에 먼저 올립니다.
> 이 곳에 먼저 올리게 된 배경은,
> 이 번 정기대의원대회의 무산에 따른 조직원간의 불협화음이
> 생기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서 입니다.
> 노조원이 아닌 저의 입장에서는 뭐라 말씀드릴 수 없는 사항입니다만
> 충정으로 여러분을 위로해 드리고 싶은 마음에서 이오니
> 넓으신 마음으로 받아 주시길 바라옵니다
> 2003.2.16. 이정범 드림
>
이정범님의 글을 보면서
지금 저는 한창 진행중인 2003년 첫 <노동자대회>를 마주한 채 소줏잔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마땅히 그 대오안에서 함께 소리치고, 몸짓을 나누고 하여야함에도 몇몇
지인들의 권유를 핑계삼아 그냥 마시기로 하였습니다.
어느 순간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노동자 대회>가 전혀 다른 세상의
일부로 받아들여졌고 한동안 멍하니 그 또다른 현실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저는 자리를 함께 한 지인들과 행진대오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발걸음을 옮겨 나아가다 <내가 지금 행하고 있는 이것이 의무나 당위가 아닌
권리요 당당한 자기선언>이 되었을때 비로소 나름의 역할을 기할 수 있으리라는
상념의 한자락을 붙잡았습니다. 이것 역시 당위로 갈 수 있는 아이러니를
포함하는 것이겠지마는.......
<대립과 갈등>이야말로 발전의 원천 이라고 항상 되새기는 가운데서도 여지없이
다가드는 건 정말이지 대립과 갈등은 지긋지긋하다는 그 것입니다.
아주 사소한 일상의 문제에서부터 크나큰 결단을 요하는 문제까지 어느 것 하나
<자유>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아닌 게 없다 싶을 때도 있을 만큼 말입니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 선명한 반전이나 전환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잘 알고 있고
그러함에도 나는 이 길을 가겠노라 객기를 부린 뒤 끝에 마주한 집사람의
초라한 행색과 아이의 가녀린 모습은 엄청난 자기반성의 계기가 되어버리는
그런 부자유 말입니다.
조직활동의 과정에서 발생한 제 문제의 해결은 조직적 관점에 기해 분석하고
판단하여 집행했을 때 가능한 것임은 이미 머릿속에서는 정리가 되어있는
사실아닌 사실이지마는 현실에서는 <공상>이 되어버리고 차마 얘기할 수 없는
아픔을 소줏잔과 함께 털어내버리며 또 그렇게 간신히 하루를 버티어내다 그냥
묻고 잊어버리면서 웃습니다. 언제 또 울음으로, 혼자만의 울부짖음으로 변할
지 모를 그런 웃음 말입니다.
이와같은 나날에서도 변하지 않는 게 있다면 아직은 저를 버리지 않은 가족이
보내주는 사랑과 신뢰이며, 개인적 상실까지 공유하며 서로를 일으켜주는
벗들의 몸짓입니다.
이러한 사랑과 지지와 연대와 위로가 <조직의 기풍>으로 자리잡아 나아가는
과정이 곧 우리 <운동의 발전> 그 것과 일치되는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는 감히 조직의 성원인지의 여부를 떠나 현실을 특히나 그 패배와 자괴를
함께 하여주는 님과 같은 분들의 존재가 어줍잖은 <인식안에서의 실존>을
녹이는 힘이 될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간단없는 행동의 뒤안길에 어찌되었든지 자신을 기다려주고, 자신의 어깨를
다독여 줄 사람이 있다는 것에 대한 확신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 지는 굳이
부언할 필요조차 없을 것입니다. 저는 이 사람이 작금의 대립과 갈등의
과정에서 조직으로까지 올곧게 서리라 확신하며 지금까지처럼 부데끼고
비틀거리는 걸음으로라도 가겠습니다. 모두의 한 걸음을 지향하는 그 분들과
함께 말입니다. 새삼 님의 글이 제 자신의 현실을 되돌아볼 수 있도록 해
주신데 대하여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언젠가 소줏잔을 기울이며
현실에 관한 냉철한 사고의 편린은 물론 <버지니아 울프의 생>까지 아우르는
낭만과 따뜻한 위로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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