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저도 촛불을 켜겠습니다
광화문에 같이 있지는 못하지만, 저도 오늘 촛불을 켜겠습니다
김경숙 기자 bb1121@chollian.net
저는 서울의 중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쳤습니다. 지금은 일본 요코하마에서
교원연수생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작년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의
연수입니다.
여기 와서 한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은 여러 번했습니다. 일상 생활 속에서 그냥
가고 싶다는 것도 있지만, 그것 말고도 월드컵에서 한국이 분발하고 있을 때
빨간티를 입고 광화문을 김치색(일본 TV에서 그 붉은 색을 김치색으로
표현했습니다)으로 물들이고 싶었습니다. 동경의 오오쿠보에서 교민들과 함께
응원하면서 잠시 그런 기분을 맛볼 수 있었지만, 그래도 광화문이었다면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얼마 전까지는 선거하러 가야 하는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외국에서도 부재자 선거가 가능한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부재자 신청을 못한
제가 바보 같았습니다. 그리고는 또 한 번 외국에서는 선거가 불가능하다가는
것도 모른 제가 또 한 번 바보 같았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선거하러 가야 하나
싶었지만, 가까운 나라이기는 하지만, 선거하러 가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연일 미선이와 효순이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두 여중생들. 제가 가르치던
아이들과 꼭같은 아이들입니다. 월드컵에 흥분해 있을 때 나왔던 미군 장갑차와
두 아이의 기사를 보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이대로 끝나면
불쌍한 저 아이들 어떻게 하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늦었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미선이와 효순이를 추모하는
모임이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인터넷에도 리본을 달고, 촛불을 들고 광화문으로
모이는 국민들을 보면서 촛불을 들고 광화문으로 가고 싶어졌습니다. 워낙에
눈물이 많은 사람이기는 하지만, 기사를 보면서 연일 눈물을 흘리면서 촛불
하나 같이 켜지 못하는 제가 무언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특별히 생각나는 일이 없습니다. 마음만 아파하고 있습니다.
오늘저녁에는 저도 촛불을 켜겠습니다. 그리고 기도하겠습니다. 제2의 효순이와
미선이가 생기지 않도록.
2002/12/07 오전 12:15
ⓒ 2002 OhmyNews
김경숙 기자는 서울의 한 중학교의 과학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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