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menu=c10600&no=165274&rel_no=1
(노동계의 여러 현안 가운데 가장 첫머리에 오를만한 사안으로 비정규직 문제를
꼽는다. 같은 직장에서 같은 일을 하고도 비정규직이라는 이유 때문에 정규직의
30%에 불과한 보수를 받고 있는 사람도 있다. 비정규직 문제는 비단 노동계
만이 아니라 정부, 기업, 재계 등이 나서서 지혜를 모을 때 해결이 가능하다.
이런 와중에 금호타이어에서 비정규직 282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해 노동계
안팎의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정규직 노조가 앞장서서 문제해결을 이끌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금호타이어에서의 사례가 비정규직 문제
해결과 상생의 노사관계를 견인하는 하나의 모델이 되길 기대해본다... 편집자
주)
▲ 광주시 광산구에 위치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정문. 금호타이어의 비정규직
해결 방식에 노동계, 경영계 안 팎 모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04 오마이뉴스 안현주
금호타이어 노사는 지난달 29일 노동청의 불법파견 시정조치 대상자 282명을
정규직으로의 전환을 골자로 합의서에 정식 조인했다. 지금까지 도급을 위장한
불법파견 문제는 늘 거론돼 왔었지만, 이처럼 단기간에 대규모의 정규직화가
이뤄진 것은 첫 사례이다.
합의안에 따르면, 시정대상자 총 282명중 정규직 직무로 변경된 128명은
결격사유가 없는 한 즉시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또 나머지 154명에 대해서는
2005년 말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대신 근로조건, 구체적 시기와 방법은
2004년 임·단협에서 논의키로 했다. 아울러 노동청의 추가 시정지시 대상자에
대해서도 동일 기준을 적용키로 했다.
정규직, 860여만원 투쟁기금 모아 전달하기도
특히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정규직 노조가 처음부터 비정규직의 문제에
개입하며 투쟁을 주도해 왔다는 점. 그동안 대부분의 비정규직 투쟁은 정작
정규직과의 이해관계로 노-노 갈등에 봉착하곤 했다. 2001년 광주 캐리어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이 대표적 사례. 정규직과의 격렬한 마찰로 결국
구속과 대량해고라는 큰 희생을 치러야 했다.
▲ 지난달 29일 오전 금호타이어 구내식당 앞에서 중식집회를 갖고 있는
금호타이어 비정규직노조원들. 노조원들은 이날 협상안 일부 타결과 관련해
3월초부터 가져온 중식집회를 잠정중단하기로 했다.
ⓒ2004 오마이뉴스 안현주
정규직이 이 문제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인 것은 비정규직 문제가 단순히
비정규직 자체문제로 그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배현수 노조위원장은
경쟁업체인 한국타이어의 사례를 들었다. 배 위원장은 "한국타이어의 경우
3년여 전 구조조정으로 정규직을 대거 비정규직으로 전환했다"며 "곧바로 우리
사업장의 문제로 닥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노조는 2001년 캐리어 사내하청투쟁과 2002년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의 비정규직
투쟁을 반면교사로 삼았다. 비정규직 문제는 정규직이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절대 해결될 수 없다는 것. 노조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치밀한 계획을
세워 추진해 왔다.
정규직 노조는 먼저 비정규직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직접 면접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하청 노조를 설립하기 위해 전 도급업체 소속 노동자들을
상대로 주체를 발굴해 교육해 왔다. 또 정규직 노동자들을 상대로 교양시간을
마련 꾸준히 비정규직 투쟁의 당위성을 설명해 왔다.
정규직 노조의 확연한 의지는, 지난해 11월 임시대의원 대회를 통해 비정규직의
사업을 위해 1천여 만원의 예산을 직접 승인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사무실
공간을 일부 내주는 것부터 매주 선전전을 공동으로 펼치는 것까지 정규직
노조의 연대는 처음부터 확고했다. 투쟁이 본격화되면서 곡성공장의 경우
정규직을 상대로 860여만의 투쟁기금을 모아 전달하기도 했다.
대화통한 해결, 경영진의 의지도 한 몫
대화를 통해 상생의 노사관계를 만들어 보려는 금호타이어 경영진의 전향적
의지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사실 노동청 시정지시 대상자 전원을 정규직화
해야 되는 것은 아니었다. 많은 사업장의 경우 전환배치나, 도급업체와의
계약해지를 통해 상황을 무마해 왔기 때문이다. 대량해고와 이로 인한 마찰이
불가피할지라도 정규직은 최대한 제한해온 것이 관례였다.
▲ 금호타이어는 불법파견으로 발생된 비정규직 문제를 대화를 통해 노사
상생의 길로 가닥을 잡았다. 정규직 노조가 주도적으로 나섰다는 점에서
비정규직 투쟁사에서도 중요한 의미로 기록되고 있다.
ⓒ2004 오마이뉴스 안현주
노조측 한 관계자는 "끝까지 합리적으로 대화하려고 한 사업주의 태도에
대해서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사 마찰로 인한 파업의
손실보다는, 직접 고용을 통해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 살린 것 아니냐"며
"공격적인 선택도 없지 않았을 텐데, 상생의 노사관계를 만들어가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한섭 금호타이어 노사협력담당 상무는 "제조업의 핵심은 부가가치인데,
그것은 정규직의 생산성에 기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사갈등으로 인한
공정차질보다는 조기수습을 원했던 것. 아울러 "도급업무는 대부분 지원업무가
많다"며 "제일 큰 부담은 인건비가 아니라, 이들의 정규직 고용으로
노동유연성이 줄어든 것"이라고 결정이 간단치 않았음을 비췄다.
이 상무는 "'열린 경영'을 표방하고 있는데 이왕 하려면 법에 충실하자는
것"이라며 "노조가 정규직을 요구해 올 때는 그만큼의 책임감도 얘기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회사는 그런 점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홍제(43) 민주노총 화학섬유연맹 부위원장은 "캐리어와 현대중공업의 경우
노-노 갈등으로 어려움이 많았는데 금호타이어 일을 계기로 갈등 없이도 풀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구호 수준을
넘어, 실천을 통해 보여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는다"고 말했다.
=====================================================================
이런 일도 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