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농업현동조합노동조합

운영자에게  대화방  민중가요

번호 : 5571
글쓴날 : 2004-04-29 17:30:13
글쓴이 : 황상규 조회 : 131
제목: 우리는 모든 것을 사랑할 시점에 서 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은 단순히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의존적 관계로
서 있다. 중력이 없이는 지구는 떠돌다가 파괴될 것이고, 무생물이 없이는
식물이 존재할 수 없고, 식물이 없이는 동물이 존재할 수 없다. 또한 부모
없이는 자식이 있을 수 없고, 여자 없이는 남자가 있을 수 없고, 농부 없이는
국회의원이 있을 수 없고, 노동자 없이는 경영자가 있을 수 없고, 국민이
없이는 대통령이 존재할 수 없다. 
  
  그런데 인간은 오만해졌다. 인간이외의 모든 존재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을뿐 아니라 개인도 자신을 위해서 다른 사람이 존재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을 이성적 존재로 정의하고 인간만이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기까지 하였다. 그래서 인간의 욕심을
만족하기 위해 자연을 마구 파헤치고 동물들을 마구 살육하였다. 오로지 이
지구는 인간을 위한 축복의 땅으로 여겨지고 있다. 개발은 멈추지 않고
자본주의 논리에 의해서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 인간이 아무리 잘났어도
인간이라는 존재도 환경에 의존하고 있다는 환경론자들의 주장은 이익이라는
공식 앞에 무력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그러한 욕심은 한때 물불 안가리는
인간끼리의 다툼으로 번졌고 세계 전쟁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욕심이 화를
부른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 그런 전쟁이 종식된 것은 아니다. 총소리만 멈추었지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경제 전쟁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자유화와 개방화에 의해 문명의 문이 열리면 호화로운 문명 앞에
수도승마저 무기력해진다. 적막했던 산사가 문명이 들어오는 순간 오열을 하게
되고, 사람들은 문명에 홀려 이성을 잃고 욕망에 광분하게 된다. 잠잠했던
욕망이 불을 지피면서 끝없이 펼쳐지는 소유욕에 사로잡혀 대식가로 변모하여
욕망의 포로가 되는 것이다. 
  
  만족이 없고 행복도 없다. 무한한 욕망에 사로잡혀 잘사는 것을 최고로
생각하며 다른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다. 좋은 집과 좋은 차를 갖는 것이 최고의
행복처럼 착각한다. 우리는 발전과 성장, 그리고 성공만이 살 길이라는 이름
앞에 얼마나 많은 부조리와 몰지각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가? 식물이 없으면
인간이 살아갈 수 없는데도 인간은 순간의 이익을 위해 마구 남획하고 있으며,
농부가 없으면 살 수 없는데도 농사를 지어서는 먹고 살 수 없는 세상이다.
여자나 남자 없이 존재할 수 없는 남녀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등을 돌리고 있고,
국민이 없으면 존재할 수도 없는 정치가들이 오만 방자해져서 국민들을
무시하고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 
  
  이 모든 일들은 우리들이 너무나 오만해져 다른 것들을 무시해서 빚어진
현상이다. 노동자 없이 어떻게 경영자가 있을 수 있고 또한 경영자 없이
노동자가 있을 수 있겠는가? 마찬가지로 학생 없는 교사가 있을 수 없고 교사
없는 학생을 상상할 수 없다. 그런데 지금 서로가 서로를 무시하는 현상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노동자는 생존이라는 이름으로 극한 투쟁을
전개하기도 하고 이에 맞서 회사는 노동자를 형사고발하고 피해보상 명목으로
노동자의 재산을 압류한다. 학생들은 학교를 못 믿어 학원으로 전전긍긍하고
교사는 부모들의 지나친 관심에 학생들에게 무관심해진다. 
  
  이런 결과는 어떤가? 모두에게 손해이다. 그렇지만 아무도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려고 하지 않는다. 법을 개정하고 제도를 바꾸어보지만 해결점이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전환되지 않는 상태에서 법이나 제도를
개정한다고 하여 얼마나 많은 효과가 나겠는가? 우리는 현대병 중에 하나인 법
만능주의와 제도 만능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것에 앞서 우리들의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우리는 자유라는 명목아래 자신의 입만 생각하는 버릇이
생겨났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오만 방자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하루 빨리
이것을 깨달아야 한다. 생각과 사고 전환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난 다음
그것에 걸맞게 법이나 제도를 보완해 가야 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 세상은 살기가 너무나 팍팍하다. 비록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
못했지만 서로가 나누어 먹던 옛날의 향수가 되살아난다. 그 때는 대부분이
가난하였다. 그렇지만 떡이라도 하면 떡 한 조각이라도 이웃과 나누어 먹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넘치는 집안이 있는가 하면 집안 식구들은 뿔뿔이
헤어지고 한 끼 먹을 것도 없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남남되어
쳐다보지도 않는다. 오히려 있는 자들이 누구 덕에 부자가 된지 모르고 없는
사람 때문에 세금을 많이 내 못살겠다고 엄살을 피운다. 이웃도, 친구도,
친척도 다 옛말이다. 모두 아는 체 하는 그저 그런 사람들이다. 그래서
이웃들은 세상에 항거하며 자살을 기도한다. 결국 우리들 자신이 이웃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우리들은 아무런 가책도 느끼지
않는다. 
  
  바로 이것이 문제다. 이미 우리는 균형과 조화가 멍들었다. 우리의 사회는
전통적으로 균형과 조화를 미덕으로 생각하였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것을
이상적인 모습으로 보았고, 모나지 않고 다른 사람과 화합하고 사는 것을
아름답게 생각하였다.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과 부부간의 사랑을 무엇보다
강조하였다. 그리고 사회생활에서의 신의와 믿음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서구의
자유주의 물결과 물질주의 문화가 들어오면서 우리 사이에는 금이 가기
시작하였다. 자유 경쟁이 사회 전체를 지배하면서 이웃간의 불화가 싹트기
시작하였고, 이익을 얻기 위해 자연은 몸살을 앓게 되었다. 
  
  우리는 다시 우리를 회복하고 복원해야 한다. 이웃간의 불화를 불식하고
자연과의 대화를 시작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간과 각 개인이 천상천하
유아독존이 아니라는 것을 하루 빨리 깨닫고 우리의 오만을 빨리 털어내야
된다. 그리고 인간은 보이지 않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자연과
함께 다른 사람을 포옹하고 받아들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가 그렇게 노력할 때 비록 잠시 동안 성장이 늦어질지 몰라도 균형과
조화를 이루면 모두가 하나 되는 아름다운 사회가 되리라 확신한다. 지금
우리는 모든 것을 사랑할 시점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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