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이제 우리에게 엄청난 존재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2억달러 많은 44억달러를 중국에 투자했다. 우리나라의 대중수출액이
대미수출액을 이미 작년도에 앞지르기 시작했고 올해는 그 격차가 더욱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북한문제로 인해 우리나라는
정치적으로도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중국이 우리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위치로 까지 격상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는 중국에 대해 우월한 느낌을 갖고 있었는데
10년이라는 세월동안 강산이 바뀌는 것보다 더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비즈니스 위크지 3월 마지막 호에 중국과 한국간의 관계가 커버스토리로
다루어졌다. 그 기사의 결론은 요즘 우리가 흔히 듣는 발마사지 또는 터널보다
더 비관적으로 중국과 한국간의 관계를 예측하고 있다. 고려 및 조선조에 걸쳐
중국의 윤허를 받아 우리나라의 왕이 임명되는 등 우리나라는 중국을 대국으로
모시고 살아 왔는데 이제는 한국이 중국을 경제적인 측면에서 대국으로 모시고
살아야 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가 기우로 끝나기를
바라지만 이와 같은 우려가 현실로 바뀔 징조가 우리 주변에서 그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지금 몇몇 대기업의 중국특수에 가려 우리 눈에는 부각되지는 않지만 지난
1월 우리나라의 부도기업 수는 사상최대인 13만3195개나 되었다. 이제 중국은
우리에게 기회라기보다는 위협으로 등장하고 있다. 대중국 투자액이 늘면
늘수록 우리나라의 실업문제는 심각해진다. 우리나라의 노동시장이 유연해
잃어버린 일자리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면 별 문제가 없지만
지금 같이 경직된 노동시장 하에서 잃어버린 일자리는 그저 영원히 잃어버린
일자리로 남아 있다. 여기에 정책보다 정쟁에 몰두하는 정치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는 서서히 침몰할 수밖에 없다.
무엇으로 이와 같은 대세를 바꿀 수 있을까?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산업육성 또는 미래 성장산업에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기술개발의 촉진 등 여러 가지 처방이 거론될 수 있으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제에 대한 우리의 철학을 새롭게 정립하는 것이다. 최근 자유주의 사상가
12인의 철학을 담은 “위대한 생각”이라는 책이 출판되었다. 12인의 자유주의
사상가들은 사회주의라는 유행의 거센 물결에 맞서 사회주의가 가지는 허황된
생각의 상호모순을 지적하는 한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만이 인간의 자유
평등 행복을 보장할 수 있다고 간파하고 있다.
이중 우리의 눈에 띄는 대목은 대중사회, 대중민주주의의 종착역은
전체주의라는 빌헬름 뢰프게 교수의 주장과 집단은 어떤 경우에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정부의 경제정책과 사기업의 경영에 시민단체와
노조의 참여를 막아야한다는 발터 오이겐 교수의 견해 등이 있다.
역사는 반복한다는 이야기를 우리는 종종 듣는다.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사회갈등과 비슷한 갈등이 과거 인류역사에서 훌륭히 극복된 경우도 있고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서 헤매는 경우도 찾아 볼 수 있다.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은 자유주의를 주창하는 사상가들의 견해를 수용하는가의 여부에 달여
있다.
평등 또는 민족이라는 개념은 우리의 감성을 일시적으로 자극하지만 이는
결코 우리에게 자유와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경쟁 또는 세계화만이
우리에게 장밋빛 미래를 선사한다. 시장경제에 의해 실패한 부분까지도
시장경제원리에 의해 치유되어야 한다고 생각할 만큼 우리는 시장경제를
철저하게 신봉하여야 한다. 정부의 역할을 축소하고 개인의 창의성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하는 자유주의의 고양만이 우리의 번영을 약속받을 수 있다. 이러한
생각이 우리 모두에게 공유될 때 비로소 우리는 중국이라는 존재를 크게 느끼지
않을 것이다.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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