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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3467
글쓴날 : 2003-10-16 11:31:51
글쓴이 : 전국농협노조 조회 : 83
제목: 삼성생명 해고자 동지 투쟁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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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해고자 70여명 목숨건 단식농성

"5년간의 원직복직 투쟁, 이번엔 종지부 찍겠다" 

정웅재 기자   

 
△70여명의 삼성생명 해고자들(98년 해고)이 원직복직을 위해 얇은 스티로폼
한장만을 깔고 거리단식농성에 나섰다. ⓒ민중의소리 

98년 10월에 해고되어, 오늘(15일)로 1천6백4일째 끈질기게 원직복직 투쟁을
벌여온 삼성생명 해고자들이 "목숨을 건 투쟁"에 나섰다.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다" 바람막이도 없이 노숙단식농성 돌입 

14일 오전 남대문 옆 대한상공회의소 앞. 삼성생명 해고자 70여명이 쌀쌀해진
날씨에 얇은 스티로폼 하나만을 깔고 열을 지어 앉아 있었다. 이틀째로 접어든
철야단식농성에 지쳤는지, 일부는 몸을 웅크리고 누워있기도 했다. 

전국 각지에서 상경해 지난 8일부터 집중투쟁을 벌인 해고자들은, 13일
오전부터는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옷 속으로 파고드는 찬바람이 제법 한기를
느끼게 하는 날씨에 바람막이도 없이 단식에 나선 이유는 한 가지다. 5년동안의
질긴 원직복직 요구에도 끄덕없는 거대 삼성자본 앞에서 더 이상은 물러설 곳이
없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5년 동안 투쟁하며 많이들 지쳐있다. 부당해고는 삼성생명만의 문제가 아닌
삼성자본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를 타격하는 활동을 해왔다. 예를들면, 삼성의
무노조 경영의 부당함, 족벌세습 경영체제의 문제 등을 끊임없이 저지,
개혁하는 활동을 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의 직접적인 문제인 원직복직은
해결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삼성자본의)어떠한 탄압에도 맞서 확실히
투쟁하겠다는 결의가 높다. 죽기를 각오하고 투쟁할 것이다." 삭발을 하고,
상복을 입고 단식중인 '삼성해고자 복직투쟁위원회(이하 삼성해복투)' 윤진열
의장의 각오다. 

1723명 자리 삼성자동차 등 계열사 직원으로 채워.."사기 퇴직에 배신감" 

 
ⓒ민중의소리 
삼성해복투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IMF 직후인 98년 9월경, 3조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돼 인원감축이 필요하다며 희망퇴직 설명회를 개최했다. 그러곤 다음날부터
주로 장기근속자와 여성사원을 불러 퇴직을 종용했다. 이들은 "회사가
어렵다는데 나 하나 희생해서 회사를 살리게 되면, 다시 불러주겠지"라는
마음으로 퇴직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듬해 초 회사를 위해 희생한 이들은 철저한 배신감과 당혹감을
느껴야 했다. 퇴직한 1723명의 자리는 삼성자동차와 삼성 계열사 직원들로
채워졌으며, 적자가 예상된다던 회사는 약 1천억원의 흑자를 보았다. 

59세의 나이에 단식을 결심한 이명옥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사기에 의한
퇴직"이었다고 잘라 말했다. "적자가 난다고 해서 사채까지 빌려다 보험 해약을
막았다. 그렇게까지 노력했는데, 회사에서 오래된 사람이 버티고 있으면
젊은이들 셋을 잘라야 한다고 말하더라. 그래서 어쩔수 없이 퇴직을 했다. 퇴직
안 하는 사람들은 2, 3일을 쫓아다니며 퇴직을 강요했다." 85년에 입사해
퇴직당시 영업소장이었던 이씨는 5년여가 지난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억울함에 눈물이 절로 난다. 

육아휴직중 퇴직당한 강모씨(34세). 단식까지 결심한 이유를 묻자, 고개를
떨구고 한참을 말을 잇지 못했다. "98년 8월 28일 출산하고 육아휴직중이었다.
회사에서 연락하더니 갑자기 사직서를 쓰라고 했다. 생각해 볼 시간도 주지
않았다. 사직서를 쓰지 않자, 쓰기 전에는 국장실에서 나갈 수 없다며 쓸 것을
종용했다. 나 말고도 출산휴가중에 해고된 사람 많다. 19개월 된 아이가
있는데, 모유수유도 끊고 왔다. 마음이 많이 아프지만, 이번에는 종지부를 찍을
것이다." 

 
△언몸을 풀기위해 간단한 체조를 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부당해고에 분노..99년 5월부터 원직복직 투쟁 

배신감에 분노하던 1700여명의 해고자들은 99년 5월부터 회사의 부당한
강제퇴직에 항의하고, 원직복직을 요구하는 투쟁에 나섰다. 맨몸의 해고자들이
할 수 있었던 일은 집회나 시위를 통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도 쉽지 않았다. 법원이 삼성생명이 낸 업무방해 가처분신청을 인정해,
해고자들이 특정한 구호를 외치는 것 자체도 금지했다. 금지된 구호는
"삼성생명 사기행각에 강제퇴직자 분노한다", "폭력집단, 범죄집단 삼성재벌
해체하라", "악덕기업 삼성재벌, 부당해고 철회하고 생존권 보장하라" 등
삼성그룹의 '부당한 처사'에 대한 묘사와 주장 등 다섯 가지와 함께, 기타 이와
유사하게 신청인 회사를 비방하는 내용이었다. 

성시애씨(삼성해복투 대외협력국장, 해고자)는 집회 도중 이를 어겨, 200만원의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성씨는 5년간의 원직복직 요구에도 끄덕없는 삼성자본
앞에서는 "(단식이라는 극한 투쟁 이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라며 치를
떨었다. 

스티로폼 한장과 비닐로 찬바람을 막고, 생수로 주린배를 채우는 노숙단식은
40세 전후의 여성해고자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만 하루가 지나자 이미
병원으로 실려가는 이들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종지부를 찍겠다"는
이들의 의지는 흔들림이 없다. 15일 오전, 여전히 70여명의 해고자들이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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