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는 급변하고 있다. 이 표현에서 키워드는 ‘변한다’는 말이다. 변한다는
것은 그것이 나쁘게 변하든 좋게 변하든, 진보를 하든 퇴보를 하든, 어떤
가치판단을 곧바로 전제하는 말은 아니다. 그러기 때문에 변한다는 말은 오히려
우리에게 거부할 수 없는 사실로 다가온다. 우리사회는 변하고 있다. 그것도
급변하고 있다.
사람도 변하고, 환경도 변하고, 삶의 방식도 변하고, 삶의 목표도 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로 하여금 더 이상 동일한 체제나 동일한 가치관에 동일한
방식으로 안주할 수 없게 만든다. 왜냐하면 ‘변화’는 엄연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간이 날로날로
경화되어가고 있는데 동일한 방식으로 술을 계속 퍼먹는다면 그는 곧 죽는다.
이것은 자연의 이치요, 어김없는 대세다.
급변하는 우리사회의 변화에 우리는 새로운 체제나 새로운 가치관을
창출하는데 성공하고 있는가? 이러한 질문을 회피할 수 있는 사람은 이 땅에
아무도 없다.
진보나 개혁이란 말은 과연 검증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정당한 것인가? 과연
보수는 나쁜 것인가? 보수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우리사회를 재건할 가망성은
없는가? 보수는 아예 보편적 어필이 불가능한 단어일까? 이것을 가슴에 안고
있다.
보수란 검증된 가치의 지킴이다. 인간세에는 변해야만 할 가치, 변하지 않을
수 없는 가치가 있는가 하면, 변하지 않는 가치, 변할 수 없는 가치, 변해서는
아니되는 가치가 분명히 있다. 예를 들면, 사람이 밥을 먹어야 산다든가,
사람이 하루에 7, 8시간은 자야 건강이 유지된다든가 하는 가치는 인류의 역사
1만년을 통하여 변할 수 없었던 가치였다.
잠을 잘자기 위해서는 편안한 집이 있어야 하고 스트레스가 적은 생활이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밥을 먹기 위해서는 전쟁이나 기아가 없어야 하고
경제적 삶의 기반이 충족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가치를 위하여 헌신하는
보수를 우리는 ‘나쁜 것’이라고 매도할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사회가 변하고 있고 그 변하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우리사회의 미래에 대해 매우 낙관적인 관망을 할 수 있었다. 사회변화에 대한
감각이 없이 지지부진하고 있는 낙후된 그룹으로서의 농협의 이미지를
떨쳐버릴 수 없다.
농협중앙회도 개혁의 의지를 그나름대로 확고한 견해를 가지고 자성의 강도를
높이고 있겠지만 이 땅의 건강한 보수(양심과 도덕을 겸비한)가 재건될 때만이
진보를 자처하는 자들도 경거망동함이 없이 제 길을 찾아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 우리사회가 어떻게 양면적 가치를 다양한 조화의 가치로서
승화시키느냐에 그 미래성패의 관건이 달려있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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