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서
농협개혁의 본질, 더이상 왜곡되어선 안된다 !!
지난 4월 30일 시행되었던『2003년 조합합병 세부 추진계획』으로 불거진
작금의 사태를 바라보며, 우리 노동조합은 참담한 심정과 아울러 끓어오르는
분노를 금할 수 없다. 합병의 불가피성은 논외로 치더라도, 회장 이하 경영진이
현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개혁의 본질과는 분명 동떨어진 무소신·무능력의
극치를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나아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농정실패'의 온갖
멍에를 뒤집어 쓴 채 여론의 뭇매를 두들겨 맞아야만 했던 비극적 역사의
중심에는, 바로 정부의 농정실패에 따른 책임회피와 더불어 농협경영진의
오도된 현실인식이 깊숙히 자리잡고 있었음을 다시한번 확신하는 바이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 힘을 앞세운 '정치논리'만이 횡횡하는 오늘날
한국농업과 농협의 현 주소를 확인하며 절망한다. 이 땅의 농업기반이 송두리
째 흔들리게 될 'DDA 차기 농산물협상'의 거대한 파고가 바로 목전에 밀려오고
있는데, 총체적 역량을 결집시키지 못하고 사분오열 되어 있는 국내 농업계의
어지러운 현실을 바라보며 통곡한다.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입각한 검은 의도를
철저히 숨긴 채 '농민 조합원의 실익'과 '농협개혁'을 운운하는 자들의 가당치
않은 모습의 실체를 확인하며 분노하는 것이다. 이 땅 농민들의 서글픈 현실은
외면한 채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몸부림치는 이들에게 진정으로 묻고 싶다.
"농민조합원이 선출하는 조합장!, 조합장들이 선출하는 중앙회장!!,
그리고 절대 다수의 조합장들로 구성된 중앙회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이러한 지배구조 체제하에서 책임 있는 자들을 향한 질책은 뒤로 한 채
농협중앙회, 특히 묵묵히 맡은 업무처리에 파김치가 되어 있는 우리 직원들을
왜 또다시 개혁의 대상으로 매도하며 비난한단 말인가? 더구나 같은
농협노동자로서 지역농협 노조는 왜 '중앙회 타도'를 기치로 우리의 가슴팍을
도려 내며, 농협동인들간 치유할 수 없는 상처만을 남길 적대적 공세를
시도한단 말인가?
호구지책으로 들어온 이 직장에서 현실이 요구하는 '농민운동가의 삶'을
따라가 보려고 쌀배달, 배추장사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우리는 그동안 농협중앙회의 주요한 경영의사 결정과정에서 철저히 소외되어
왔다는 것이다. 농협개혁논의의 본질은 함량미달의 자들을 선택한 장본인들의
판단능력, 책임경영 체제의 부재 속에서 농민 조합원에게 제대로 다가서지
못했던 우리 모두의 과오, 아사리판 같은 정치현실 속에서 '제 몫 챙기기'에만
급급했던 부도덕한 경영진, 한국농업을 위기에 빠뜨린 정부의 무책임한
자세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농협개혁위원회'를 통해 '농민조합원'에게 실익을 줄 수 있는
진정한 개혁의 물꼬가 트이길 갈망해왔다. 그 동안 소외되어 왔던 농협중앙회
노동자의 개혁다운 개혁을 염원하는 목소리를 제도적 틀 속에 뛰어들어 내고
싶다. 농협개혁의 주체임을 자임하는 모든 관련단체와 머리를 맞대고 개혁의
본질에 대하여 진지한 토론을 벌이고도 싶다.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는
노동자적 연대와 현실적 분노 사이에서 수 백번을 인내하며, 진정한 농협개혁을
염원하는 동반자를 찾고 있다.
그러나 '힘의 논리'가 횡횡하고, 아사리판 같은 정치집단으로 전락한 것
같은관련 단체들의 모순된 실체를 확인하는 지금 이 순간, 개혁의 본질을
왜곡한 주장과 행동들이 계속된다면 우리는 '농협법 개정투쟁'에 총역량을
결집하여 오늘의 엿같은 현실을 타파해 나갈 것임을 천명하고자 한다. 나아가
이를 기점으로 현 개혁국면에 대한 우리 노동조합의 분명한 입장을 견지하고,
'중앙회 타도'와 '시군지부 철폐'를 부르짖는 자들의 허구성을 밝히며, 진정한
농협개혁을 위한 현실적 대안을 제시해 나갈 것이다.
회장 이하 책임 있는 경영진에게 피끓는 심정으로 경고한다 !!
진정한 농협개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배수진의 각오로 현 국면에 임하라!!
우리 노동조합 또한 농민실익 증대를 지향하는 진정한 농협개혁을 담보할 수
있다면, 뼈를 깎는 아픔이 있더라도 사력을 다해 동참할 것이다. 그러나 만에
하나 '정치논리'에 굴복함으로써 이번에도 역시 농협개혁의 본질을 외면한
개혁안이 도출될 경우, 우리는 비장한 각오로 즉각적인 '대정부 투쟁'에 돌입할
것임을 밝히고자 한다.
'중앙회 타도'와 '시군지부 철폐'를 부르짖는 일단의 세력들에게 경고한다
!!
노동자적 연대와 현실적 분노 사이에서 고뇌하고 있는 우리 노동조합의
인내심을 더 이상 시험하지 말 것을 마지막으로 충고한다. 이 시간 이후에도
그대들의 몰염치한 주장과 막가파식 행태가 계속된다면, 우리는 더 이상
묵과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하게 밝힌다. '힘의 논리' 에는 우리 노동조합 또한
분명 '힘의 논리'로 대응할 수 있음을 천명함은 물론 현실적 대안 또한
당당하게 제시할 것이다. 더 이상 서로의 상처 받은 자존심을 짓밟지 말고,
진정으로 농민 조합원에게 다가갈 수 있는 농협개혁의 동반자로서 함께 노력해
나가길 기대한다.
2003. 5. 16.
농협중앙회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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