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 후보의 선전과 책임
“권”“노”는 즉각 협상하라.
12월3일 이래 두 차례에 걸친 이회창, 노무현, 권영길의 3자 토론에서 권후보는
선전했다.
이 나라 억압 받는 민중에게 사회정의가 무엇인지를 일깨워 주었으며 정의와
평화가 별개의 것이 아니라 동전의 양면같은 것임을 납득시키는데 상당 정도로
성공을 한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시행된 후보들의 토론에서 진행자나 토론자나
할것없이 모두가 우중(愚衆)정치 우중문화의 낯뜨거운 우중성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책임을 면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왜 그렇겠는가? 진실을 가려보자.
고장난 자동차를 놓고 내가 운전을 잘 할 수 있다고 게거품을 물며 열변을
토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말하자면 고장난 자동차의 고장 그 자체를
인정하고 수리와 운전의 양면성을 짚고 넘어가는 진실이 아니고서는 설득력이
없다는 말이다.
특히 권영길 후보는 변혁정당의 후보가 운전을 잘 할 수 있다는 내 자랑이
아니라 고장난 자동차의 문제인식이 사실적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따져보자. 이회창이나 노무현이야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그 태생적 한계는
물론이요, 당선권을 내다보는 사람들의 득표 싸움이요, 진실보다는 말재주의
싸움이니 그럴 수 밖에 없는 노릇이라 할수 있으나, 그러나 권영길 후보만은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運轉)의 개념보다는 문제를 제기하는 정치(修理)에 무게
중심을 두어야 마땅했다.
오늘날 남북의 분단과 적대적 대결, 전쟁도 평화도 그 운명의 선택권이 미국에
쥐어져 있다는 이 엄연한 사실은 누구의 눈으로도 비정상(故障) 이요, 고장난
자동차다.
그렇다면 당연히 민족자주 민족자결의 원칙이 정확하게 제기되어야 했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보자 “노”후보는 남북의 평화와 광개토 대왕의 야망에 버금가는
비전을 제시했다. 즉 시베리아의 송유관이 러,중을 거처 남북을 관통하고
현해탄 해저를 관통해서 일본까지 연결되고 부산을 출발한 열차가
“모스크바”나 “파리”까지 연결되는 , 그래서 동북삼성과 “몽고”
중앙아시아의 광활한 시장을 개척 하자고 했다. 젊은 후보다운 대망이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권영길” 후보는 당연히 짚고 넘어갔어야 옳았다. 즉
남북을 적대 관계로 강제하는 국보법을 어떻게 할것이며 병력 20만 감축에
4개월의 군 복무기간 단축 만으로 남북의 공조, 철도와 송유관의 관통이
가능하냐고 반문했어야 옳았으며 또한 그 많은 사례에서 입증되듯이
6.15공동선언을 사실상 부정하는 이회창에게 남북간에 합의에 신의성실을
캐물었어야 하며 국보법을 개정도 할 수 없다는 이후보에게 그 의도가 무엇인지
따져야 마땅했으며 법관 재직시절에 그 스스로 판결했거나 판결의 입장에
있었던 민족일보 사건을 비롯해 “부산 미문화원 사건” “민족통일 민주주의
노동자 연맹사건” 등의 판결에서 지금도 옳은 판결이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어야 마땅하며, 국민통합을 주장하면서 이적단체를 양산하는 사법적 판단에
확신이 있느냐고 따졌어야 했다.
또한 “이”후보의 북한 핵무기 보유 주장에서 그 확증의 증거를 물었어야
마땅했다. 다시 말해서 북이 흑연 감속로를 운전한 기간에 비추어 폐연료봉에서
추출한 플루토늄이 8~12KG 정도 있을수 있다는 가능성과 고농축 우라늄을
추출하기 위한 기자재 수입 의혹이 있었다는 주장에 근거해서 “핵”프로그램이
있는 것 아니냐? 는 미국의 질문에 북은 “가질 수 있다. 그보다 더한것도 가질
수 있다‘고 한 것은 말 그대로 가질수 있다는 미래성 의지일 뿐이지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사리가 이러함에도 이회창은 있다고
단언을 했고, 한반도에서 폭발할 수도 있다고 했다.
요컨대 기폭실험을 한것도 아닌데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단언을 하는
것은 국민을 협박하는 것이요, 이와 같은 범죄적 망발을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지 않었다는 사실은 토론자가 누구이던 그것은 우중우론이라 할 것이다.
요컨대 국보법이 언급되지 못한 토론, 6.15합의에 대한 성실성이 거론되지 못한
토론, 북핵문제에 대한 진실규명이 되지 못한 토론은 그 내용이 아무리
화려해도 그것은 말잔치요, 본말의 전도가 아니겠는가
사태는 엄혹하다. 대통령 후보로 나서 표를 달라는 후보나, 한표 찍을 자리를
고심하는 유권자도 우중이라면 우리의 장래는 없다.
한 사람 빼고는 모두가 이기는 자가 되어야 한다. 권영길 후보는 당장 노무현과
협상해야 한다. 국보법 하나만 가지고도 협상의 가치는 있으며, 권영길 후보가
예상하고 있는 득표력만 가지고도 협상력은 충분하다. 특정인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이 절절한 요구는 자주민주통일을 바라는 모든사람의
요구이며, 정치 사상 양심의 자유는 한 사람 파시즘 말고는 우리모두의 최고의
가치이다. 따라서 민족민주 주체건설의 담보가 되기 때문이다.
나는 믿는다. 권영길 후보가 정치적 청맹관이 아니라면 한국적 보수요, 진보요
하는 가치판단의 기준이 계급이라는 잣대만으로는 재단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현실을 그는 받아 드릴것이라 기대하거니와, 하나를 버리고 열을 얻는
지도자가 되기를 바란다.
2002년 12월 13일
이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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