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문서

1
회원가입 아이디/비밀번호 찾기

자료마당

  • 공문/회의/문서
  • 성명서/보도자료
  • 사진
  • 동영상
  • 계간지 다루
  • 조합원 가입안내
  • 홈페이지 이용안내
  • 2008년도 기장지부 단합대회
  • 투쟁장면
  • FTA 전면 무효
  • 운용수익 지역환원
  • 조합원

성명서/보도자료

Home > 자료마당 > 성명서/보도자료
 
작성일 : 08-07-01 10:38
[보도] 2005 12 홍덕표 막내딸 홍연숙님 인터뷰(민주의 소리 펌)
 글쓴이 : 부산본부1
조회 : 1,068  
공권력의 폭력에 의한 두번째 희생자, 고 홍덕표(68)씨.

정부의 대책없는 쌀개방정책은 농민회 회원도 아니었던 그를 온갖군데의 집회장소에 서게 만들었고, 마침내 11월 15일 여의도 국회앞에 선 홍씨는 "우리쌀을 지켜내자"는 구호를 외치다 무자비한 경찰의 폭력에 쓰러지고 말았다.

당시 목뼈를 다친 홍씨는 대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한달이 넘게 투병했지만 폐혈증이라는 합병증에 의해 12월 18일 한스런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나 안죽고 살아왔어..나 때린 놈들 혼내줘.."

급작스런 죽음에 경황없는 가족들의 심정을 대변하듯 고 홍덕표 농민의 빈소는 단촐했다. 아버지의 마지막 임종을 지키지 못했던 막내 아들이 고개를 푹 떨군 채 빈소를 지키고 있었다.

오후 6시 경 농민회원들이 고인의 죽음을 추모하고 경찰폭력을 규탄하는 촛불집회에 나가자 빈소는 금새 썰렁해졌다. 개미새끼 한마리 없이 조용해지자 그때서야 빈소 옆 가족대기실 문이 빼꼼히 열리며 슬픔과 피로에 지쳐 눈이 움푹 들어간 부인과 눈물이 글썽글썽한 가족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다.

오전 내 기자들의 등쌀에 지쳤던 가족들이 그제서야 밥 한술 뜨기 위해 나온 것.

"밥 안드셨으면 같이 해요. 저도 몇 일 만에 한술 뜨는 거에요."

고인의 2남 3녀중 막내 딸인 홍연숙(36)씨가 혼자 온 기자의 행색이 안쓰러웠는지 함께 밥을 먹자고 손을 이끈다.

반공기도 안되는 밥을 먹으면서 몇차례나 숟가락을 들었다 놓은 연숙씨는 목이 메이는지 가슴을 콩콩 치며 "너무 갑작스러워서..참 건강하신 분이었는데.."라며 말 끝을 흐렸다.

"수술이 잘됐다고 하길래 괜찮은 줄 알았어요. 아버지도 서울에 있다가 내려와서 괜찮다고 하셨거든요. 오자마자 어머니한테 '나 안죽고 살아왔으니까 10년 더 살거니까 다리좀 주물러달라'고 하면서 자기 때린 놈들 혼내달라고 어리광도 부리셨데요. 저도 그래서 휠체어랑 담요 사드릴려고 했었는데.."

연숙씨는 유난히 딸을 아꼈던 아버지를 떠올리며 울먹였다.

"진짜 자상하신 분이셨어요. 제가 몸이 약해서 아버지가 먼저 안부전화도 많이 해주시고, 자식들한테 엄청 살갑게 잘해주셨는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돌아가셔서 너무 가슴아파요."

옆에서 사위 채수봉(38)씨가 "법 없이도 사실 분이셨다"고 거든다.

"우리 장인어르신은 자식들 위해서 죽으라고 일만 하시다 돌아가신거에요. 우리가 돈 더벌어서 잘해드리자 하다가 정작 잘해드릴 틈도 없이 이렇게 돌아가시니 이게 웬 날벼락이에요."

"농민의 아들인 노무현씨가 대통령 되야 한다고 말씀하시던 분이었는데.."

"차라리 어디 병에 걸려서, 길가다가 사고를 당해서 돌아가셨으면 이렇게까지 가슴아프지 않을텐데, 맞아서 돌아가시다니요..얼마나 아프셨을까 우리 아버지.."

연숙씨는 다른 집회도 아니고 농민대회에서 그런 '살인적 진압'이 자행됐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은 듯했다.

"설마 설마했어요. 어떻게 다른 집회도 아니고 농민분들이 마지막 생계를 위해서 데모하는 데 그렇게 무자비하게 폭력진압해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까지 하는지 믿을 수가 없어요."

"그리고 다른 대통령도 아니고 농민의 자식이라는 노무현 대통령이 그럴 수 있냐구요. 우리 아버지요 노무현 대통령 후보로 나왔을 때 그렇게 좋아하셨어요. 농민의 자식이라고, 참 소박하신 분이라고 하면서 꼭 저 사람이 대통령 되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투표하는 날 자식들한테 일일히 전화걸어서 투표 꼭 해야 한다고 확인전화까지 하셨던 분이셨어요. 그런데..그런데..어떻게 노무현 대통령이 그럴 수가 있냐구요.."

배신이었다. 믿었던 사람에게 당하는 배신은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는다. 연숙씨는 배신감에 몸을 떨었다.

"그래도 다른 건 바라지 않아요. 대통령 사과랑 진상규명 그거 하나면 되요. 전용철씨를 때려 죽이고 뭐 술먹고 넘어져서 죽었다구요? 우리 아버지 사인을 그런식으로 발표하면요, 그동안 조용히 있었지만 저희도 가만있지 않을거에요."

멍하니 앉아 영정만 하염없이 들여다보고 있는 어머니의 뒷모습을 걱정스레 쳐다보던 연숙씨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대통령 사과가 꼭 이뤄져야 한이 풀릴 수 있겠다"며 조용조용하던 목소리에 힘을 담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