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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07-01 09:52
[보도] 2005.10 (펌) 헤럴드경제 - [헤럴드 포럼]유사보험 감독 일원화하라
 글쓴이 : 부산본부1
조회 : 1,102  
[헤럴드 포럼]유사보험 감독 일원화하라

[헤럴드경제 2005-10-18 15:32] 

이원돈 대구대 교수
법원은 지난 7월 농협과 민영 보험업계 간의 ‘명칭 다툼’에서 농협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농협은 그들이 파는 상품 이름에 ‘공제’ 대신 좀더 시장친화력이 있는 ‘보험’이라는 용어를 쓸 수 있게 됐다. 농협으로선 공제사업 시작 후 40여년 만에 이룬 쾌거가 아닐 수 없다. 농협은 더 이상 농민 조합원만을 대상으로 하는 공제사업이 아닌, 전 국민을 대상으로 보험사업을 펼친다는 점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실제로 농협공제는 수입공제료 규모 면에서 민영 보험시장의 4위권에 해당하는 초대형 보험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계약은 500만건을 넘어섰다. 계약당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하면 국내 인구의 절반에 육박하는 2000만명의 안위와 직결되는 사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규모 면에서도 일반인 대상 유사보험은 지난 10년간 민영 보험사에 비해 고성장을 거듭했으며, 현재 농협공제와 우체국보험 등 영업 중인 유사보험은 총 33개에 이른다. 실제로 4대 공제(농협 수협 신협 새마을공제) 및 우체국보험의 매출은 지난 1997년 7조866억원에서 지난해 13조3334억원으로 88.2% 성장했다. 전체 보험시장에서의 점유율은 97년 9.8%에서 지난해 14.8%로 5.0%포인트 늘어났다. 특히 농협공제의 경우는 손보시장에서 지난 97년 174억원의 보험료 수입을 올렸으나 지난해 1226억원을 거둬 무려 605%나 성장했다.

이렇듯 농협을 비롯한 수협 신협 새마을금고의 4대 공제와 우체국보험 등 이른바 유사보험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보호 문제에 관해서는 미흡한 실정이라는 국민들의 우려감을 자아내고 있다. 이 때문에 학계와 국회, 정부 일각에서는 수년 전부터 공제에 대한 감독 강화의 필요성과 감독기관 일원화를 주장해 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를 의식한 농협은 최근 민영 보험 수준의 ‘농협공제사업감독기준’을 제정했으나 금융감독 비전문 부처인 농림부에 의한 감독이라는 점에서 실효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기본적인 이유는 공정 경쟁 틀의 유지에 있다. 특히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가 다른 산업에 비해 심한 것은 국민의 돈을 맡아 운용하는 금융기관의 수탁 기능에 따른 소비자 보호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거시적으로도 소비자 보호 문제와 공정 경쟁은 같은 선상에 있다.

그런데 유사보험이 괄목하게 성장한 것은 공제시장과 보험시장의 ‘규제 차익(regulation arbitrage)’에서 비롯됐다는 게 중론이다. 공제기관은 보험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슨한 감독을 받는 동시에 저렴한 규제준수비용의 혜택을 누리면서 민영 보험시장을 잠식해 가고 있다는 뜻이다.

한 예로 민영 보험사는 2년 전부터 시행된 방카슈랑스 판매채널 확보에 엄청난 비용과 노력을 투입한 데 비해 공제기관들은 방카슈랑스란 용어조차 없던 수십년 전부터 아무런 제재나 비용도 들이지 않고 은행업과 생명ㆍ손해보험업 등을 겸영하고 있다. 결국 낮은 사업비와 저렴한 보험료를 무기로 농협공제는 지난해 단체보험시장에 진출하자마자 공무원 단체보험을 싹쓸이해 민영 보험업계의 반발을 초래했다. 저가 공세에다 농협법상 “국가와 공공단체는 농협의 사업에 대해 적극 협력해야 한다”는 규정을 등에 업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벽ㆍ오지, 저소득층 주민과 농ㆍ어민 조합원에 대한 보험혜택 제공이라는 공제사업의 본래 취지를 넘어서 민영 보험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유사보험은 그 성격과 규모를 고려할 때 민영 보험과 별개의 시장이라고는 더 이상 볼 수는 없다. 정부는 유사보험을 동일한 보험시장 참여자로 간주, 동등한 게임 룰 아래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더 이상의 방치는 국가의 공적 사회안전망의 보완 역할을 하는 민영 보험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심각하게 저해할 뿐만 아니라 국민이 향유할 보험 서비스의 질을 퇴보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공제를 포함한 모든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권을 전문 금융감독기구로 일원화할 것을 촉구한다.


필자 약력

▶1957년생 ▶서강대, 미국 조지아주립대 대학원 보험학 ▶보험개발원 연구위원 ▶금융감독위원회 상근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