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12

　전국농협노동조합이 회장 퇴진투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농협중앙회가 노조 간부가 소속된 지역농협에 대해 '무이자 지원자금' 회수에 나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와관련 농협노조 울산·경남본부는 12일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안전 지원자금 회수방침'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12일 농협노조 울산·경남본부에 따르면 농협노조는 농협중앙회 정대근 회장이 현대차 그룹으로부터 3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음에 따라 지난 2월부터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정 회장 퇴진 투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농협 경남본부가 '전체 농협의 신용도와 공신력 실추'라는 근거를 들어 농협노조 위원장과 농협노조 울산·경남본부장, 사무국장이 소속된 각 지역 농협에 공급된 무이자 지원자금 전액을 회수하겠다는 공문을 보내면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진 것.
　농협노조 울산·경남본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는 정대근 농협중앙회장 사퇴 요구 투쟁을 벌이고 있는 농협노조의 서명운동이 확산되는 것을 두려워한 데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자금회수 기한이 1~8개월 가량 남아 있는 데도 노조 전임자가 소속된 지역 농협을 지목, 회수하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은 부분이다"고 말했다.
　농협노조 신종원 울산·경남본부장은 "대출상환기관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회수하겠다는 것은 농협중앙회의 정 회장에 대한 과잉충성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며 "특히 농협중앙회 노조가 '전체 농협의 신용도와 공신력 실추'라는 명분을 내세워 무이자 지원자금을 회수하려 하고 있지만 도덕성이 결여된 정 회장의 행동이 오히려 농협의 공신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고 반박했다.
　신 본부장은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지역 농협에 대한 중앙회의 지원금을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관리, 감독할 수 있는 기구를 설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하고 "요구가 받아들여 지지 않을 경우 더욱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농협노조 울산·경남본부는 오는 14일 창원 일원에서 '경영안전 지원자금 회수방침'을 철회하라는 대규모 집회와 거리 선전전을 하는 것을 시작으로 각 지역 농협에서 정대근 회장 퇴진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걸고 서명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손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