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의 긴 기다림 끝에 쌍용자동차 사태가 ‘부당한 정리해고’라는 판결이 나왔다. 법정은 금세 눈물바다가 됐고 30여 명의 노동자와 그 가족은 서로 부둥켜안고 기뻐했다.
재판부가 판결문을 읽은 시간은 채 5분도 되지 않았지만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한상균 전 지부장에게는 마치 50년과도 같이 느껴졌다고 한다. 그의 등줄기에서는 식은땀이 흘렀고 양쪽에 서서 울고 있던 동지들의 손에서도 땀이 줄줄 흘렀다. 쌍용차 노조 노동자들이 주장했던 이야기가 판사의 입을 통해 나오던 그 순간에는 서로 꼭 쥔 손이 얼마나 세 개 잡았는지 나중에는 아프기까지 했다.
판결 후 이틀 뒤인 9일 오후 평택시 쌍용차 본사 앞 노조 사무실에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한상균 전 지부장을 만났다. 환한 미소로 취재진을 맞이한 한 전 지부장은 전날 오전 지율 스님을 만나러 경북 영주에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길이었다. 예정에 없던 일정이지만 판결 이후 내성천 상류 지역에 텐트를 치고 내성천 지키기 활동 중인 지율 스님을 뵙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노조 사무실과 정문 사이에 있는 천막농성장으로 옮겨 인터뷰를 진행했다.
“얼굴이 나가는 건가요? 별로 안 좋아하는데...”
사진 기자가 셔터를 누르자 한 전 지부장은 이렇게 말하면서도 이내 천막 농성장 안에 가득한 피켓을 촬영 각도에 맞게 옮기기 시작했다.
“이게 보이게 찍어주세요.”
‘187명 쌍용차 해고자들의 복직이 쌍용차 재도약의 지름길입니다.’
“쌍용차 잘못된 정리해고 바로잡지 않는 한 우리 모두의 가슴에 난 상처 치유할 수 없어요”
9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앞 천막에서 한상균 쌍용자동차노조 지부장이 쌍용차 노동자해고 무효 승소와 관련해 인터뷰를 갖고 있다.ⓒ윤재현 인턴기자
해고 무효 판결이 나던 그 순간을 전할 때마다 한 전 지부장의 눈은 순식간에 젖어들었다.
“선고 당일 서울구치소에 있는 김정우 전 지부장에게 급하게 이 소식을 전했는데 울기만 했다고 하더라고요. 다음날에 또 갔는데 밤새 뜬눈으로, 울음으로 지새웠다고 했어요.”
서울고법 민사2부(조해현 부장판사)는 지난 7일 2009년 쌍용차 대량해고 사태 때 해고된 153명이 쌍용차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1심을 기각하고 이들에 대한 해고는 무효라고 판결했다. 2009년 회사로부터 정리해고를 당한지 5년 만에, 24명의 억울한 죽음 뒤에 부당 정리해고가 인정된 것이다.
2009년 8월 6일 쌍용자동차 노사 합의가 이뤄진 당일. 77일간 함께 농성을 벌인 조합원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포옹하면서 떠나 보냈던 한상균 당시 지부장은 이번 판결을 접하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그는 재판장이 판결취지를 이야기하는 그 짧은 순간에 대해 “한쪽 귀로는 그게 들어오고 머리로는 2009년 필름이 돌아갔다”고 말했다.
“짧은 순간에 2009년·대한문·송전탑·여의도 투쟁, 동지들의 죽음, 와락, 수많은 사회적 연대의 힘, 의자 놀이 등 많은 생각이 일시에 스쳐 갔어요. 이렇게 빨리 돌아갈 수 있나, 나도 놀랄 정도로 순간적으로 돌아갔습니다.”
판결 이후 한 전 지부장은 축하 문자부터 조합원들의 질문까지 평생 살면서 가장 많은 메시지 등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인터뷰 당일도 노조 사무실에는 조합원들로부터 상황을 물어보는 전화가 계속 걸려왔다.
“재판에 올 여건도 안되는 해고자가 너무 많아요. 전국각지에서 눈물바다가 됐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안에서 근무하는 조합원들에게도 많은 전화가 왔어요. 안에 있는 동지들이 전화가 와서 동생 아니면 형, 지부장 이렇게 부르면서 ‘그때(2009년 옥쇄파업)의 상처가 조금은 치유될 수 있는 소식이라 기쁘다’라고 하더군요”
“안에 있는 동지들과 저희와 그 상처의 크기가 다르지 않아요. 영혼이 말살되는 그런 충격적인 시간은 같았어요. 쌍용차의 잘못된 정리해고를 바로잡지 않는 한 우리 모두의 가슴에 난 상처를 치유할 명약은 없을 거로 생각합니다. 이번에 그 길에 다가갈 수 있는 참 진전된 판결이 나왔고 다행스러워요.”
“정말 힘든데, 희망이라는 것으로 고문하는 시간이 너무 길었어요.”
9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앞 천막에서 한상균 쌍용자동차노조 지부장이 쌍용차 노동자해고 무효 승소와 관련해 인터뷰를 갖고 있다.ⓒ윤재현 인턴기자
쌍용차는 ‘법적 검토를 거쳐 대법원에 상고할 것’이라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전 지부장은 “쌍용차는 지금 상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결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사회에서 이미 쌍용차 사태는 시대의 아픔이 됐습니다. 삼대종단 포함해서 많은 시민사회연대가 문제를 희망으로 해결하길 바라고 있어요. 그렇게 할 때 쌍용차에도 희망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고요. 정말 쌍용차를 생각하는 경영진이라면 귀담아들어야 합니다. 이번 판결을 노사가 함께 문제를 지혜롭게 풀어갈 수 있는 큰 계기로 삼아야 해요.”
이 사회에서 쌍용차 사태는 사실상 시간이 흐르면서 잊혀가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쌍용차 사태에 대한 민형사상 재판들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노조 사무실 한쪽 벽에 걸려 있는 ‘쌍용차 투쟁 2월 계획표’에는 지난 7일 정리해고 재판 선고 외에도 재판일정이 빼곡하다. ‘무급자 임금소송, 공무집행방해 재판, 송전탑 재판, 2차 징계해고자 결심재판...’
그래서인지 한 전 지부장은 “너무 조급하지도 말고 너무 들뜨지도 말자”고 동료들에게 전했다. 그는 “힘들지만 잘 버텨주고 있는 해고자 동지들이 힘을 냈으면 좋겠다”면서도 “이번 판결이 또 마냥 기뻐할 수만 없는 상황인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여전히 갈 길은 멀고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많다”고 덧붙였다.
“정말 힘든데, 희망이라는 것으로 고문하는 시간이 너무 길었어요. 그래서 또다시 희망을 이야기만 하는 것이 굉장히 하고 싶지 않은 소리 중에 하나예요. 하지만 여전히 우리에게는 사람이 희망이고 동지들이 희망이기 때문에. 힘을 내서 그 희망을 향해 함께 가자고 하고 싶습니다.”
9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앞 천막에서 한상균 쌍용자동차노조 지부장이 쌍용차 노동자해고 무효 승소와 관련해 인터뷰를 갖고 있다.ⓒ윤재현 인턴기자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부당한 정리해고’라는 판결문 내용을 들으면서 소감이 어땠나?
길지 않은 시간이었는데 정말 많은 시간이 흐른 것 같았다. 5년~50년은 흐른 것 같더라.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흘렀고 양옆에서 울고 있는 동지들의 손을 잡았는데 동지들 손에서도 땀이 줄줄 흘렀다. 나도 손에 힘을 꼭 쥐었는데 다들 손을 움켜쥐어서 나중에는 손이 아프더라. 우리가 그토록 주장했던 이야기들이 조금씩 판사의 입을 통해 나오기 시작하니까. ‘아 이런 날도 오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판결문 취지를 들으면서 ‘2009년 쌍용차 투쟁이 소위 이사회에서 불법이고 폭도라고 매도를 시켰던 그런 상황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어느 날 갑자기 제도 없이 쫓겨날 때 선택할 수 있는, 살기 위한 투쟁이었다’는 것에 대해 밝혀주고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판결문 취지는 그렇더라도 나중에 판결은 어떻게 날지 모르는 건데도 나는 솔직히 너무나 기뻤다. 판결이 설령 패소가 나오더라도 내 가슴에 응어리들이 조금 많이 풀렸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판사는 정리해고가 무효라는 것과 함께 ‘인내의 시간이 더 길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을 했다. 굉장히 의미 있는 맺음말이었다. 그 말을 할 수 있는 배경이 무엇일까? 이 사회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만감이 교차했던 시간이었다.
재판을 앞두고도 마음이 뒤숭숭했을 것 같다.
생계투쟁에 나가는 조합원들이 ‘조정은 잘됐느냐. 어떻게 될 것 같으냐. 언제쯤 (공장으로)돌아갈 수 있겠냐’고 연락이 온다. 정말 전화 한 통 받는 게 무섭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혹여 잘못된 소식이라도 올까 봐. 재판이나 조정을 통해서 생사의 문턱을 왔다 갔다 하는 조합원들이 있기도 하고. 그래서 조합원들이 ‘아 이제 내가 더 버틸 수 있는 힘이 없구나’ 이런 잘못된 판단을 할까 봐 두려웠다. 그런 전화를 많이 받고 재판 결과를 받으러 갔다.
1심에서 패소하기도 했고, 노조 간부들도 이번 재판 전날이나 당일까지 패소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기도 했다. 솔직히 승소할 거로 생각했나?
우리는 모든 재판의 본질이 이 정리해고 소송에 달려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할 수 있는 일들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재판에 임했었다. 재판 전에 사실 다섯 차례에 걸쳐 조정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도 여전히 우리는 2009년에 주장했던 ‘함께 살자. 쌍용차와 쌍용차 노동자 모두의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을 했었다. 사실 재판에는 담담하게 임했지만 우리는 1심에서 주장하지 못한 많은 증거를 확보하고 사실 중심으로, 기획보도와 회계조작의 문제에 대해 충실히 준비했다. 그래서 ‘상식이 통하는 사회라면 최소한 합리적인 판단 기준이 있다면 회계조작 문제가 결코 비켜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확신은 있었다. 몇 번을 점검했다. 많은 분들과 함께 안진의 회계조작 문제가 합리적이고 검증 절차를 수없이 걸쳤다. 이것은 무조건 조작이라는 결론을 냈다. 정리해고하기 위한 조건을 만들기 위한 상하이의 음모였다. 먹튀의 오명을 정리해고를 회사의 유기 할 수밖에 없는 위장하는 전술이었다. 그런 판단을 재판부가 잘 판단해준다면 좋겠다고 봤다. 승패는 그 이후의 문제로 봤다.
판결 이후에 연락도 많이 받았을 것 같다.
재판에 올 여건도 안되는 해고자가 너무 많다. 그분들은 실시간 전해지는 언론 기사를 접했고 모두 전국각지에서 눈물바다가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마 제가 태어나서 이 문자를 카톡을 문자 포함해서 가장 많이 받는 날이었다. 하루 동안 일일이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받았다. 마음속 피눈물이 함께 전해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억에 남는 연락은?
안에서 근무하는 조합원들에게 많은 전화가 왔다. 안에 있는 동지들이 전화가 와서 동생 아니면 형, 지부장 이렇게 부르면서 ‘정말 그때의 상처가 조금은 치유될 수 있는 소식이라 기쁘다’라고 하더라. 이런 이야기를 밖에서 하는 게 아니라 안에 있는 동료들이 해준다. 사실 저는 이런 것을 느끼고 있다. 예전에는 산 자와 죽은 자로 나눈 적이 있었다. 제가 출소해서 확인해 봤는데. 안에 있는 동지들과 저희와 그 상처의 크기가 다르지 않다. 영혼이 말살되는 그런 충격적인 시간은 같았다. 정리해고라는 비수를 목에 들이대는데 가장으로서 남편으로서 자유로울 노동자들은 많지 않다. 저는 늘 그렇게 생각했다. 쌍용차의 잘못된 정리해고를 바로잡지 않는 한 우리 모두의 가슴에 난 상처를 치유할 명약은 없을 거라고. 그 길에 다가갈 수 있는 참 진전된 판결이 나왔고 다행스럽다.
김정우 전 지부장은 이 소식을 듣고 어떤 이야기를 전했나?
재판 당일 선고가 일찍 돼서 오후에 동지들이 면회를 갔었다. 급하게 소식을 전했고 울기만 했다고 하더라. 다음날 또 갔는데 밤새 뜬눈으로, 울음으로 지새웠다고 하더라. 그 마음을 나는 알 것 같다. 창살 사이로 달이나 별을 바라보면서 동지들을 일일이 불러보지 않았을까. 이번 재판의 결과는 사실 우리가 재판을 잘 준비한 것 하나 가지고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시민들과의 사회적 연대, 그리고 우리 조합원들의 끈질긴 신념, 포기하지 않았던 시간 이 있었기 때문에. 또 이 소식을 전해 받을 수 없는 먼저 간 동료들과 가족들이 있다. 이 가족들의 한이 어우러져서 이런 판결까지 오게 됐다.
9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앞 천막에서 한상균 쌍용자동차노조 지부장이 쌍용차 노동자해고 무효 승소와 관련해 인터뷰를 갖고 있다.ⓒ윤재현 인턴기자
이번 판결의 의미를 어떻게 보는가?
이 판결은 153명의 복직의 의미로 봐서는 안 되는 문제다. 2009년 노동자들이 불법이 아니라 조합원들이 스스로 결의했고 노동법에 의한 합법적 파업을 했다는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또다시 이런 방식의 정리해고가 진행됐을 때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는데. 정말 최후의 수단이 해고인데, 이것이 남용하고 노동자를 탄압하는 도구로 활용되는 것에 경종을 울리는 중요한 판결이었다. 좀 넓게 봐야겠다는 의미로 보고 있다.
2009년 정리해고 때문에 옥쇄파업에 돌입했고 당시 경찰특공대 투입 등 극한 대립이 빚어졌다. 당시 마지막 합의서에 사인하셨는데. 그때 생각도 났을 것 같다.
지난 5년간 투쟁하면서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는지, 교과서에 나오는 것 같은 시간은 하루도 없었다. 그래서 그때마다 대응하는 게 굉장히 힘들었고 불안했다. 끝나고 생각난 게 아니라 재판장이 판결취지를 이야기하는 그 짧은 과정에 한쪽 귀로 그게 들어오고 머리로는 2009년 필름이 돌아가더라. 짧은 순간에 2009년·대한문·송전탑·여의도 투쟁, 동지들의 죽음, 와락, 수많은 사회적 연대의 힘, 의자 놀이 등 많은 생각이 일시에 스쳐 갔다. 이렇게 빨리 돌아갈 수 있나 나도 놀랄 정도로 순간적으로 돌아가더라.
2009년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를 간단히 설명한다면.
멀쩡한 재산이 숨어있는데 하루아침에 부채비율을 500% 이상인 불량 회사로 가공해 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한 것이 듣지도 보지도 못한 역 분식회계였다. 우리가 5개 차종이 있다면 ‘1 차종은 필요 이상으로 잘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나머지는 안 팔려서 단종시킨다’ 이런 방식을 썼다. 이런 상황에 대해서 우리는 그때 당시도 이런 의혹은 제기했지만 세세하게 대응할 준비를 못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얘기한다면?
볼트를 조이고 페인트를 칠하고 망치질하는 노동자는 차를 잘 만들면 된다. 근데 노동자들이 법을 공부하고 회계관리를 공부하고 법정관리를 공부하고. 이렇게 하지 않으면 억울함을 단 한 가지도 풀 수 없는 거다. 이 문제는 노동자들이 밝힐 문제가 아니다. 이걸 풀기 위해서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읍소하고 우리의 억울함을 이야기하고. 이렇게 했던 시간이 정말 몇 권의 책으로 써야 할지 모르는 시간이 갔다. 이것을 밝혀가는 과정에는 사람이 희망이더라. 진실의 힘이 아무리 존재하더라도 그것을 밝힐 사람이 없다면 답이 없더라. 그 사람을 찾기 위해서 정말 방방곡곡을 헤맸다. 정말 이런 걸 보고 여전히 양심과 정의는 살아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런 소중한 분들이 나서 준 것이다. 아무런 금전적 보상도 없이 본인의 사명감만 가지고 이 일에 온몸을 던진 분들이 정말 많다. 이런 분들의 노고가 묻어나서 진실에 접근해가는 계기를 만들었다.
9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앞 천막에서 한상균 쌍용자동차노조 지부장이 쌍용차 노동자해고 무효 승소와 관련해 인터뷰를 갖고 있다.ⓒ윤재현 인턴기자
이번 판결을 두고 경총은 ‘노사갈등 재연과 경영정상화에 악영향 미칠 것’이라고 했다.
IMF 이후 정리해고되던 인원이 연 2~3만 명에서 지금은 8~10만 명이 되는 심각한 상황이 오고 있다. 기업의 경영위기를 타개하는 방법으로 정리해고하는 사업장보다는 노조와 민주노조와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도구로 어느 순간 변질됐다. 지금 전국 방방곡곡에서 정리해고 후유증이 계속 남아 있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는 국제 사회에서 견딜 수 없다. 경총이 쌍용차의 잘못된 경력을 바로잡기를, 경영정상화를 진정으로 바란다면 쌍용차 노사 간의 제2의 도약을 준비하는게 바르다는 진심 어린 입장을 내놓는 게 맞다.
쌍용차는 ‘법적 검토를 거쳐 대법원에 상고할 것’이라 밝히고 있다.
상고의 입장을 바로 내더라. 한편으로는 경황이 있었겠느냐 이렇게 생각한다. 실질적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전에 회계조작과 기획부도는 계획된 것이었다. 밝힐 것은 밝히고 억울하게 죽은 노동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우리는 화해하고 용서하고 함께 희망을 만들자고 이야기하고 있다. 쌍용차는 지금 상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결단을 해야 한다. 한국사회에서 이미 쌍용차 사태가 시대의 아픔이 됐다. 삼대종단 포함해서 많은 시민사회연대가 문제를 희망으로 해결하길 바라고 있다. 그렇게 할 때 쌍용차에도 희망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정말 쌍용차를 생각하는 경영진이라면 귀담아 들어야 한다. 이번 판결을 노사가 함께 문제를 지혜롭게 풀어갈 수 있는 큰 계기로 삼아야 한다.
여야 정치권이 해야 할 역할도 있을 텐데.
청문회를 통해서 회계조작 등 문제가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기업은 개별기업의 문제라고 이야기를 했고 정부 역시 그랬다. 확인해 보니 개별기업의 문제가 아니었지만 국회의 당리당략에 따라서 노동자의 문제는 묻혀 버렸고 정리해고 남용에 대한 문제를 국회 상임위에서 본회의장으로 옮겨가지도 못했다. 이번 판결이 이런 문제를 풀어가는 하나의 큰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동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힘들지만 잘 버텨주고 있는 해고자 동지들이 이제 힘을 냈으면 좋겠다. 이것이 또 마냥 기뻐할 수만 없는 상황인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여전히 갈 길은 멀고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많다. 사실 긴병에 효자 없듯이 가는 길이 지친다. 이번 판결을 다시 기운을 내라는 힘으로 받아드리고 이것을 바탕으로 또다시 이 문제를 2009년 이전으로 돌릴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가자는 이런 이야기를 동지들에게 드리고 싶다. 너무 조급하지도 말고 너무 들뜨지도 말자. 실제 노사 간의 문제는 사법의 힘으로만 해결되지 않는다. 이런 것에 대해 지도부들과 함께 늘 열어놓고 이야기해서 지혜로운 대응을 해 나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 정말 힘든데, 희망이라는 것으로 고문하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 그래서 또다시 희망을 이야기만 하는 것이 굉장히 하고 싶지 않은 소리 중에 하나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에게는 사람이 희망이고 동지들이 희망이기 때문에. 힘을 내서 그 희망을 향해 함께 가자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