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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2-07 10:33
기고글(민주노동당 전북도의회 오은미 의원) 펌 인용 - 구제역 대재앙, 오죽 했으면---.
 글쓴이 : 전국농협노조
조회 : 753  

* 구제역은 물가 인상과 함께 올해 설 민심의 중요척도였습니다. 이에 구제역 관련 민중의 소리에 게재된 민주노동당 전북도의회 오은미 의원의 기고글(기사글 상 그림까지 인용)을 인용 게재합니다.


기고글 전문>

올 겨울은 유난히도 춥고 길고 끔찍하다. 나랏님 잘못만나면 백성들 고생한다는 말이 이렇게도 실감이 날까? 지난 연말부터 전국을 초토화 시키고 있는 구제역, AI로 인해 물가도 민심도 꽁꽁 얼어붙었다.

요금 전라북도 축산농가들은 하루하루 놀란 가슴 쓸어내리느라 천당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고 있다. 지난 1월 27일 전남 장성에서 구제역 의심신고가 들어와 정읍지역 축산 농가들이 노심초사 했었는데 다행히 음성으로 판정되었다.

장성의 음성판정과 동시에 충남 공주에서 구제역 양성판정결과가 나왔다. 이번엔 익산과 완주 축산 농가들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전북의 최북단 방역초소는 방역 저지선을 지키기 위한 철통같은 방역으로 그야말로 전쟁 그 이상이다. 익산의 각 초소는 3인1조로 공무원은 하루 4시간씩 6교대, 민간인은 8시간 3교대를 통한 24시간 철야근무로 운영되며 익산에서만도 경찰, 공무원, 주민 등 하루 약 1만 명 이상이 칼바람 속에 방역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구제역 방제초소. 이제는 농촌 어딜가나 방제초소가 있다. 농민들과 공무원들이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구제역을 막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구제역 청정지역으로 남아있던 전남북과 제주가 가축돌림병원균의 위력에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것이다. 축산농가들의 가슴은 바짝 타들어가 하루하루 피가 마른다.

전북도 담당국장의 얘기를 들어보니 소보다 돼지가 문제라고 한다. 소는 백신접종을 마쳤기 때문에 항체가 생겨 상황이 나은 반면 돼지는 백신접종이 늦어져 항체가 없는 상황에서 사람들을 맞으면 속수무책이라는 것이다.

이렇듯 전방위적으로 엄습해오는 구제역 공포에 민심은 흉흉하게 변해가고 있다. 가족친척들의 고향방문을 차단해 그리운 가족 친지들을 만날 수가 없고, 가족 친지들이 오지 않으니 설대목장도 재미가 없다.

필자가 사는 순창에서 쌈채소 농사와 한우를 키우는 축산농가의 젊은 여성농민은 얼마 전 친정엄마의 생신이었는데도 가보지도 못했다 한다. 친정엄마께서는 못 오는 것을 이해한다 하시면서도 못내 서운해 하시더라고 한다. 그런데다 설 명절까지 못 만나니 구제역이 이산가족을 만들고 있다는 게 요즘 농촌 풍경이다.

소울음소리만 들어도 철렁, 이상한 행동만 보여도 철렁,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놀란 가슴 진정 시키느라 축산농가의 심장은 하루에도 몇 번씩 떨어졌다 붙었다 반복한단다.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니라고...

그렇잖아도 술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농촌 현실이 술로 지탱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위태롭고 일손이 잡히질 않고 부아만 치밀어 온다.

그런데도 정부는 축산 농가들을 탓하고 있다. 정부 책임은 전혀 없이, 한마디 사과도 없이 오히려 입만 열면 농민들을 두 번 세 번 죽이고, 분노를 부추기고 있다. 국가적 대재앙 사태에 정부가 한 일이 무엇인지 우리 국민들은 모른다. ‘날씨가 좋아지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정부관계자의 발언을 들을 때 쯤 되면 내 귀를 의심하고 싶어진다.

초기 대응에서부터 이 지경이 되도록 축산농가를 ‘개고생’ 시키고 축산농가의 삶마저 살처분 시키는 정부의 의도에 분노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한미FTA반대·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광고는 불법으로 몰아가면서 탄압하더니 미국산 쇠고기 광고가 TV를 통해 버젓이 방송되고 있고, 돼지고기를 무관세로 수입한다 하니 농민들 가슴에 염장을 지르는 게 아니고 무엇인가. 이 정부는 한국 축산을 아예 포기해 버린 것인가.

자식처럼 키운 가축을 산 채로 땅에 묻어버리는 광경을 목격해야 하고, 24시간 방역의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고통으로 축산농가들이 공황상태에 이르고 있다. 농가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니,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쥐어짜내고 있다. 그럼에도 오직 ‘날씨가 풀리기를’ 기다리면서 ‘관세를 받지 않겠다’는 것을 대책이라고 내놓은 이 정부의 머릿속에는 농민이 없다고 밖에는 다른 생각이 들지 않는다.

다행히 설 명절을 거치면서 날씨가 풀린다고 한다. 부디 앞으로라도 구제역 양성판정 소식이 안 들리기를, 아니 이번 명절과 함께 구제역이 소멸되기를 온 민족의 이름으로 빌어보고 또 빌어본다. 이제 하늘 밖에는 믿을 데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