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막히자 종로 1가 도로로 나와

 

3일 한미FTA 비준 무효화를 위한 대규모 범국민대회가 3일 저녁 1만 명이 모인 가운데 서울 광화문-종로 1가 도로에서 열렸다. 이날 한미FTA 무효화를 위한 집회는 오후 3시 서울역 광장에서 민중운동 진영의 상설연대체인 ‘민중의 힘’이 한미FTA 비준 무효 전국민중대회를 개최하고, 오후 4시 광화문 광장에서 예정된 한미FTA 비준 무효 범국민 촛불 대회로 행진을 하면서 이어지는 계획이었다. 이후 저녁 7시엔 야5당이 광화문광장에서 한미FTA 비준무효 정당연설회를 개최하기로 돼 있었다.

민중대회를 마친 2,500 여명의 참가자들이 범국민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광화문으로 행진을 했지만 경찰은 광화문 광장 일대를 차벽으로 둘러싸 원천봉쇄했다.

경찰의 원천봉쇄로 광화문 광장에 들어가지 못한 민중대회 참가자들은 교보문고 부근 종로 1가 도로로 쏟아져 나왔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일부 참가자들은 연행했다. 또 개별로 범국민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광화문을 찾은 참가자들은 세종문화회관 등에 모여 경찰에게 집회를 보장하라고 요구하다 교보문고 부근 도로로 쏟아진 대열로 합류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노회찬, 심상정 통합연대 공동대표, 홍세화 진보신당 대표 등 야당 대표들도 이 대열에 합류해 보신각 쪽으로 이동을 막는 경찰을 밀고 보신각 앞까지 행진을 벌이면서 범국민대회 공간을 확보했다.

야5당과 한미FTA 저지 범국본은 오후 5시께 소형 음향 시스템만 가지고 종로 1가 도로상에서 범국민대회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종로 1가 사거리 쪽 차량을 소통 하겠다고 경찰이 참가자들을 안쪽으로 밀어붙이면서 일부 참가자들과 가벼운 몸싸움이 벌어져 1명이 또 연행됐다. 연행자 수는 총 10여 명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회에 나온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이 국회에서 날치기 처리를 하면 하루 이틀 가다 말겠지, 대통령이 서명을 하면 하루 이틀 떠들다가 말겠지, 이렇게 생각한 거 크게 잘못 생각한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가 국민에 무릎을 꿇고 ‘잘못했다, 한미FTA 무효화하겠다’는 그때까지 국민의 무효화 목소리는 결코 쉬지 않을 것이다. 무효화까지 힘차게 나아가자. 우리의 행진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도 “이제는 나경원 후보를 찍었다는 보수적인 판사라고 자처하시는 분들까지도 우리나라 대법원에서 다시 재협상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씀하시고 계신다”며 “뾰족한 방법이 없겠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지금은 뾰족한 방법을 찾을 때가 아니라 국민 99%가 반대하니 무조건 국민 앞에 무릎을 꿇으라고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정희 대표는 “12월 10일엔 100만의 촛불들과 함께 만나자”며 “다음주 토요일에는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의 이름으로 여러분을 만나겠다”고 밝혔다.

저녁 7시께 종로 1가 사거리 부근에서 범국민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명동과 시청광장을 거쳐 청계천 부근까지 행진을 하고 정당연설회로 이어가다 밤 9시 30분께 해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