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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11-02 10:24
[민중의소리] "지옥으로 가는 문"으로 들어가잔다..
 글쓴이 : 강원본부
조회 : 587  

"지옥으로 가는 문"으로 들어가잔다


[기고] 이명박 정부의 아프가니스탄 파병 방침을 낱낱이 해부한다


김어진 (민주노동당 파병반대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아프가니스탄에서 평화재건 활동은 자살행위였다"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전투에는 참여하지만 전투병은 아니다.’ 불가피한 교전이 있을 수 있고 피해도 있을 수 있지만 전투병은 아니란다. 이게 10월 30일 이명박 정부가 발표한 아프가니스탄 파병안의 핵심 내용이다. 지역재건팀(PRT) 요원을 늘리고 이들의 경호를 맡을 보호병력 3백 명을 파견할 뿐 아니라 PRT가 없는 아프가니스탄의 님로스, 다이쿤디, 카불 등 3개 주(州) 중 한 곳을 맡아 아예 독자적으로 운용할 방침이란다.

지역재건팀은 재건을 위한 비전투부대?

이명박 정부는 지역재건팀은 전투 부대가 아니라고 우긴다. 그러나 지역재건팀은 미군이 효율적인 전투를 위해 2003년에 고안해 만든 전투부대의 예하부대다. 무늬만 재건일 뿐이다. 각 군부대들과 정부 기관들을 하나로 묶어 주는 일종의 비정규전 활동을 하는 전투 지원팀이다. 아프가니스탄의 미군들의 활동을 세세하게 기록한 『제국의 최전선』이란 책에 따르면 지역재건팀들은 픽업 트럭 두 대와 유탄 자동 발사기가 장착된 험비 네 대로 구성된 차량 여섯 대를 각각 나누어 타고 위험천만한 전투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순찰을 하는 업무를 맡는다. 그래서 지역재건팀 내에는 전투호위대와 아프가니스탄 정규군 들을 항상 배치하도록 돼 있다. 그래서 2004년 당시 미 국무장관 콜린파월은 PRT에 소속된 민간인들은 “우리 전투 병력의 중요한 일부”라고 불렀다. 실제 아프가니스탄의 지역재건팀은 연합합동기동부대-180 예하 부대다.

점령을 돕는 일을 하면서 재건 지원을 한다는 말처럼 형용모순도 없다. 올해 초 파키스탄 접경지 스와트 계곡(The Swat Valley) 초토화 작전으로 수천 명을 죽게 했던 폭격과 군사작전을 위해 비행장 활주로를 닦고 미사일 공격부대 방호시설을 보수하는 일이 정녕 아프가니스탄인들을 돕는 일인가? 탈레반 소탕을 명목으로 무고한 사람들을 체포하고 사살하고 비정규전 활동이 아프가니스탄인들을 위한 재건인가?


김어진 (민주노동당 파병반대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김어진 (민주노동당 파병반대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재정지원은 아프가니스탄인들을 위한 일?

돈으로 재건 지원을 해 준다는 것도 과연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일지 의문이다. 사실상 서방에서 들어온 재건 원조 자금은 실제로는 현지 관리들의 부패 행각에 쓰여 지고 있다. 카르자이가 2002년 미국 정부로부터 받은 재건비용 4천만 달러 중 3천만 달러는 카불에 5성급 호텔을 짓는 데에 사용됐다! 그리고 나머지 돈으로 친미 대통령 카르자이와 그의 동료들은 재건 지원으로 흘러들어온 돈으로 빈민가가 내려다보이고 나토의 보호를 받는 대형 저택을 지었다. 아프가니스탄의 20개 건설 사업을 조사한 한 회계사가 케밥(터키식 샌드위치) 1인분이 1천 달러(약 1백35만 원)로 계산된 것을 발견했을 정도로 괴뢰 정부인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부패는 심각하다. 재건 지원을 위해 흘러간 돈은 이런 부패 정부의 돈잔치에 쓰여지고 있다.

그런데도 미군과 나토는 아프가니스탄의 부패한 현 정부를 비호하는 데에만 급급했다. 애초에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 특사 리처드 홀브룩은 카르자이의 선거 부정 증거가 발견됐지만 재선거 실시 가능성을 일축해 버린 바 있다.

그리고 이라크에서도 그랬듯이 전체 재건 비용의 30%는 경호 비용으로 쓰인다. 이 때문에 뉴멕시코 대학 사회학 교수인 제이슨 요세프(Jason Yossef)는 “재건팀은 군사전투팀과 통합됐는데 우리는 효과도 없고 부패한 하향식 재건 사업의 결과”를 볼 뿐이라고 지적한다.

오로지 정말 유일한 아프가니스탄의 희망은 외국군대 철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글로벌 코리아를 위한 파병?

이명박 정부는 ‘글로벌 코리아’를 위한 파병이란 얘기도 한다. 아프가니스탄에 파병한 나라가 42개국인데 G20을 개최하는 나라가 43등 밖으로 밀려 나서야 되겠느냐는 것이다. 장시간 노동시간으로는 OECD 국가 1등, 형평성·건강·환경·주관적 생활만족도가 낮기로는 OECD 30개 회원국 중 5위(2009년 10월 27일 제3차 OECD 세계포럼 통계)를 기록한 것을 보면 상위 등수라면 무조건 좋아라 하는 이명박 정부가 한심할 뿐이다.

그런데 아프가니스탄에 파병한 나라가 현재 42개국이라는 주장조차도 근거가 미약하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에 파병한 나라는 14개국이고 이 나라들 내에서조차 철군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뉴욕타임즈 10월 27일자는 독일(4300) 캐나다(2830명) 네덜란드(2160)에서도 철군 논의가 더욱 본격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참전 사망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형국도 철군 여론 확대의 한 이유다. 7월과 8월에만 외국군인 153명이 죽었는데 이 숫자는 2005년 한 해에 죽은 군인들 숫자보다 많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민중의소리



탈레반 소탕?

탈레반 소탕이라는 명분은 어떤가. 원래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에서 그리 인기가 많았던 집단은 아니었다. 그러나 미국의 '대테러 전쟁' 이후 탈레반 세력이 급부상했다. 2001년 미국은 한 발에 25억 원이나 되는 토마호크 미사일을 쉴 새 없이 떨어뜨렸다. 유아사망률 2위인 가장 가난한 나라에 B-52 폭격기와 “열화바륨” 폭탄을 사용하면서 “인도주의 적 전쟁”을 부르짖었다. 그리고 친미 인사 카르자이를 권좌에 앉혀 놓고 허구적 승리에 축배를 들었다.

그러나 점령이 계속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미국은 9.11 테러에 책임이 없는 무고한 아프가니스탄인들을 3만 명 죽이고 난민 150만 명을 낳았다. (얼마나 죽었는지 알 수 없다. 점령군대가 사망 수 공개를 거부해 왔기 때문에. 아프가니스탄 정부, 외국지원지관, 유엔이 공동작성한 <아프가니스탄 상황보고서>에 따르기만 해도 2007년 상반기에만 3천7백 명이 죽었다!)

그 후 사실상 미국의 침공으로 붕괴됐던 탈레반이 2005년부터 아프가니스탄 남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새롭게 부활했다. 그리고 급기야 2005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점령이 낳은 절망과 환멸감이 분노와 가두시위로 바뀌었다. 탈레반을 색출한다는 명분으로 벌어진 점령군대의 각종 만행 때문에 아프가니스탄인들은 싸우기 시작했다. 특히 2006년부터 미군이 군중을 상대로 총을 쏘는 만행을 겪고 난 뒤부터 점령에 저항하는 시위가 급속도로 번졌다. 최근 아프가니스탄 점령군대의 스탠리 맥크리스탈 미 중장은 아프가니스탄 현지인들의 저항이 전통적 저항 중심지에서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실토했다.

그런데도 여기에 정녕 한국 전투 인력을 보내야 하는가? 2년 전 피랍 사태가 준 악몽을 말끔히 잊은 채 말이다. 우리는 2004년 김선일 씨의 죽음, 그리고 다섯 달 뒤 아프가니스탄 다산부대 소속 윤장호 병장의 죽음, 그리고 2007년 피랍 사태가 낳은 비극의 원인이 무모한 파병정책임을 잘 알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숨진 윤장호 하사의 유해가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육군수도병원으로 옮겨졌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숨진 윤장호 하사의 유해가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육군수도병원으로 옮겨졌다.ⓒ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지옥으로 가는 문”으로 들어가자는 이명박

사막과 깊은 계곡으로 가득 찬 이 곳을 그렇게 차지하고 싶어 안달을 냈던 러시아와 영국이 19세기 내내 무수한 희생을 치르다가 결국 물러났던 곳, 브레진스키가 제국주의 패권 전장의 심장이라고 말했던 “거대한 체스판”, 1979년 이란 혁명에 질겁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마저 소련에 넘어갈까봐 전전긍긍하면서 비밀리에 무장인력을 훈련시키도록 했던 그 곳, 그리고 10년 동안의 전쟁을 치르다가 결국 소련을 물러나게 했던 그 곳. 그리고 이제는 미 의회 군사위원회 의장 닐 에버크롬비조차도 “엄청난 지정학적 실수”라고 말하는 그 곳, 오바마의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특사 리처드 홀브룩이 “베트남보다 훨씬 어려운 전쟁”이라고 말한 그 곳. 일찍이 영국 처칠이 “지옥으로 가는 문”이라고 이름붙인 그 곳 아프가니스탄에 이명박은 으스대면서 글로벌 침략 코리아라는 수치스런 깃발을 다시 꽂으려 한다.

그러나 이 수치스런 계획이 별 반대 없이 착착 진행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 당장 오늘(10월 31일)에는 명동에서 정부의 파병 방침을 규탄하는 촛불 캠페인이 있고 11월 14일에는 아프가니스탄 파병 방침에 반대하는 도심 집회가 예정돼 있다고 한다.

나는 눈을 감고 생각해 본다. 전란의 포화가 휩쓸고 간 아프가니스탄에서 잔인한 삶을 살았던 마리암, 라일라, 아지자 같은 아프가니스탄의 평범한 여성(읽는 이를 숨막히게 할 정도로 감동적인 소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천 개의 찬란한 태양』의 인물들)들이 ‘점령을 돕는 게 재건이고 정의라고 말하는 당신 나라의 지도자들이 지독히도 부정의 한 결정을 내렸을 때 과연 당신들을 무엇을 하셨지요?’ 하며 눈물을 글썽이면서 처절하게 물을 때 과연 파병국가의 사회운동과 정당, 사회단체들은 무엇을 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우리가 그 물음에 부끄럽지 않게 답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한국진보연대와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평화재향군인회, 다함께, 경계를넘어 등의 회원 20여명은 19일 오전 서울 광화문 미 대사관 인근의 KT 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바마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학살과 점령을 종식하고 이명박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재파병에 나서면 안된다”고 밝혔다.

한국진보연대와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평화재향군인회, 다함께, 경계를넘어 등의 회원 20여명은 19일 오전 서울 광화문 미 대사관 인근의 KT 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바마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학살과 점령을 종식하고 이명박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재파병에 나서면 안된다”고 밝혔다.ⓒ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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