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결의 깃발을 중심으로 희망의 2008년을 만들자”

 사무금융연맹, 2일 코스콤비정규 농성장 앞에서 시무식 열어!
 전국농협노조도 함께 해...


 희망을 품고 가벼운 발걸음을 내딛어야 할 새해 첫 출근날 아침, 여의도 바닥은 장송곡이 울려 퍼졌다. ‘같이 갈 수 없다면 같이 죽자’는 글귀가 쓰인 수십 개 검은 만장과 10여개 관이 코스콤 본사(증권선물거래소) 앞에 놓였다. 정문 옆에 세워진 현수막에는 ‘2008 코스콤 죽음의 해’가 적혀있다.

 사무금융연맹은 코스콤 자본에게 절망을 선포하는 것으로 노동의 희망을 말하며 2008년을 시작했다.

 정용건 연맹 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코스콤비정규노동자들이 신년 벽두부터 ‘같이 살 수 없다면 같이 죽자’고 말하고 있다”면서 “저들이 2008년 자본시장의 미래를 이야기하며 축배를 들 때 코스콤비정규노동자들은 쌀이 떨어져 생계를 걱정하고 자식들 학비를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건 위원장은 이어서 “코스콤비정규노동자들이 지난해 12월 31일 서울시내 5곳의 CCTV 철탑에 올라 고공시위를 펼쳤지만 비정규직법을 만든 참여정부는 침묵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나서 “(이명박 정부는) 노정관계의 새로운 판을 만들기 위해서는 코스콤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용건 위원장은 끝으로 “2008년 새해는 연맹 깃발을 중심으로 연대와 소통을 만들어 단결과 투쟁의 역사를 만들어 가자”고 호소했다.

 업종본부 연대 발언에 나선 마화용 전국손해보험노조 위원장은 “올해로 전태일 열사가 산화해 가신지 38년이 되는 데 지금 이 순간에도 전태일 열사가 함께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올해 코스콤비정규 투쟁이 승리하고 손해보험노동자들음 방카슈랑스를 막아 희망의 해를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이재진 증권업종 본부장(연맹 부위원장)은 “올해 증권시장이 더 성장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112일 동안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서 농성하고 있는 코스콤비정규노동자들에게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비정규노동자들을 소모품으로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재진 본부장은 아울러 “코스콤비정규지부 투쟁을 끝까지 엄호하고 올해를 투쟁의 해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김유식 코스콤비정규지부 대외협력국장은 “올해는 따뜻한 사무실에서 일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면서 “연맹과 연대 단위 덕분에 희망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식 대외협력국장은 성명서를 통해 “재경부 장관이 직접 코스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무식을 마친 참가자들은 증권선물거래소, 코스콤, 증권유관기관들이 주최하는 신년행사인 ‘증시대동제’를 방해하기 위해 만장과 관을 들고 증권선물거래소 별관 앞으로 이동했다. 참가자들은 함성을 지르고 연막을 피우며 종이비행기를 신년행사장 안으로 던졌다.

 신년행사장에는 ‘증시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글귀가 적혀 있었고 담장 밖 맞은편에는 ‘850만 비정규직을 살리는 것이 경제 살리기의 첫걸음이다’라는 대형 현수막이 펼쳐져 있었다.

 참가자들은 신년행사 방해 투쟁을 마치고 코스콤비정규 농성장으로 돌아와 투쟁을 마무리했다. 이날 시무식에는 전국농협노조를 포함, 연맹 산하 노조를 비롯해 뉴코아-이랜드노조 조합원들과 전국학생행진 소속 학생들이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