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맹소식 펌]

완도군수협노동자, 어민들도 뿔났다

완도군수협 계약이전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노동자, 어민 생존권 위협

전수노, 23일 수협중앙회, 농림수산식품부 규탄과 계약이전 철회 상경투쟁

“명박이가 어민들 다 죽이고 있당께. 그라고 수협중앙회라는 놈들도 어민한테 10원짜리 하나 도움을 준 것이 없당께. 말이 필요없어야. 어민이 수협중앙회 회장 만나자는데 왜 막는 것이여.”

완도 어민들이 단단히 뿔났다. 완도수협 노동자들도 구조조정으로 고용 위협을 받고 있다. 정부가 완도군수협을 계약이전 방식으로 어민들과 평생 함께한 수협을 없애려하기 때문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부실 심화로 일반 예금자와 어민 조합원들의 피해가 발생하는 등 정상적 경영이 어렵다고 판단해 완도군수협에 대해 계약이전을 추진하기로 했다. 계약이전은 예금과 공제계약 등 계약관계에 있는 자산과 부채를 평가해 손실을 정부 재정으로 보전해 다른 조합으로 이전시키는 구조조정 방식이다.

완도군수협 어민과 노동자 500여 명은 23일 서울로 올라와 송파구 수협중앙회 본사와 농림수산식품부가 있는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완도군수협 살리기 총력결의대회’를 열고 △계약이전 계획 파기 △구조조정 방안 원점에서 재검토 △유가 인상분 보전방안 마련 △WTO DDA 협상에서 수산보조금 폐지 반대를 촉구했다.

전국수협노조(위원장 김이곤)와 완도군수협살리기 범국민운동본부 주최로 수협중앙회와 정부종합청사에서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결의대회에서 어민들은 육두문자를 써가며 수협중앙회와 정부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몇몇 어민들은 “결의대회도 필요 없어야. 우리가 완도서 서울까지 놀러온 거 아니당께. 당장 청사로 달려가서 끝장을 봐야 한다고”라며 징과 꾕과리, 북을 치면서 선동하기도 했다.

김이곤 위원장은 어민들에게 자제를 요청하는 한편, “오늘 총력결의대회는 계약이전을 저지하기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정부와 수협중앙회가 완도군수협의 계약이전 음모를 전면 파기하고 고유가에 대한 현실 적합한 지원방안을 내놓고 벼랑 끝으로 내몰린 수산업을 살릴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그에 상응하는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점길 완도군수협지부 지부장은 “상경투쟁을 한 오늘을 기점으로 어민과 수협노동자들의 투쟁의 불씨가 활활 타오르기를 바란다”면서 “계약이전을 파기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원 지부 부지부장과 정용석 사무처장은 삭발을 통해 투쟁 의지를 밝혔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전국농협노조와 전국축협노조도 함께 참여했다.

서필상 전국농협노조 위원장은 “이 싸움은 수협노동자와 어민만의 싸움이 아니라 농협과 축협노동자, 농민의 싸움이기도 하다”면서 “노동자, 어민에게 사형선고와 다름없는 계약 이전과 수산업을 포기한 이명박 정부에 맞서 함께 싸워나가자”고 말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윤경 전국축협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이번 계약이전 저지 투쟁은 1만 명 넘는 어민조합원들과 1백 명 넘는 수협노동자들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면서 “우리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수협중앙회와 농림수산식품부에 맞서 반드시 계약이전을 파기시키자”고 강조했다.

결의대회는 ‘농림수산식품부 해체’ ‘수협중앙회 해체’ ‘계약이전 박살’ 구호가 적인 종이 상자를 부수고 요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불태우는 것으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