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일 새해 벽두,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전국농협노조와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한도숙) 주최로 정부의 졸속적인 농협개혁 강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번 기자회견은 최근 농림수산식품부가 오는 3일 열리는 농협개혁위원회 회의에서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으로 예견돼 농민들과 조합원들의 의견이 반영된 개혁안을 만들 것을 촉구하기 위해 열렸다. 기자회견에서 서필상 위원장은 “농협개혁이 농업농촌을 어떻게 살리느냐에 대한 고민은 빠진 채 농협중앙회만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개혁이 되고 있다”고 강력 비판했다.

한도숙 전농 의장도 투쟁발언을 통해 “현재의 농협은 농민의 것이 아니다”라며 “농협을 농민의 손에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의 개혁방안은 털 몇 개 뽑는 것으로 장님이 코끼리 더듬듯 하고 있다”고 강력 비판했다. 

아울러 기자회견문에서 “12월 22일 농식품부는 농협개혁위원회의 논의나 결정과는 무관하게 이루어진 ‘업무보고’를 통해 ‘농협중앙회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무조건적인 대규모 구조조정’을 기조로 이전의 내용을 거의 손대지 않은 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속도전’을 적시했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지금이 농협개혁위원회 구성 의의마저 스스로 부정하며 농협이 확실한 금융도소매업자가 될 것을 강요하는 농식품부의 입장과 일정추진에 제동을 걸어야 할 시기”라며 올바른 농협개혁을 촉구했다.

농식품부가 청와대에 보고한 농협개혁방안과 금융지주회사를 전체로 한 신경분리 방안과 정부주도 농협개혁을 전면 폐기하고, 중앙회장 직선제와 농협중앙회가 참여하지 않는 농협개혁위원회를 재구성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참조-기자회견문>
           
 농협 개혁 ․ 농협법 개정, 핵심을 비켜 가지 말고
    농민과 노동자의 요구대로 제대로 하자!!!

2008년 12월 22일, 농림수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09년 업무보고’를 통해 정부의 속도전을 실현하는 ‘돌격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농협 개혁’과 관련, 농업의 해체는 필연이니만큼 농협도 더 이상 ‘협동조합조직’일 이유가 없음을 전제로 기왕의 입장을 거의 손대지 않고 그대로 제출하였다.

이명박 정부 하에서 ‘세종증권 - 휴켐스 게이트’를 계기로,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단 한 차례도 빠진 적 없던 ‘농협 개혁’의 문제가 보다 뜨거운 사회쟁점이 된 가운데 농식품부가 청와대 업부보고에 제출한 농협 개혁방안에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더욱더 확실하게 농협이 아닌 농협으로 만들겠다는 의지 뿐이었다.

농협중앙회장의 비리를 특정 개인의 문제로 국한하여 ‘회장 권한 축소’를 내걸면서 여론을 호도하는 싶더니, ‘농협중앙회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조합 선택제를 매개로 한 조합 간 경쟁’ 등등 협동조합조직의 근간을 훼손하는 내용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협동조합 개혁 방안으로 치장한 까닭이다.

이렇듯, 농식품부의 농협개혁방안이란 십 수 년 이상 절규로 이어져 온 농민 - 노동자의 이해와 요구를 또다시 무시한 ‘반 농업․농민, 반 협동조합’의 결정체, 그 복사판에 지나지 않는다.
당장에는 스스로 만든 ‘농협개혁위원회’의 존재 자체를 부정해버리는 치졸함의 입증기제이다.
농식품부는 대통령의 한마디에 쫓겨 졸속적인 개혁방안 수립과 농협법 개정으로 당장의 어려움을 피해가려 하지 말고 ‘농협개혁위원회’가 농민조합원과 노동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진정한 농협개혁의 주체로 나설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농협개혁의 핵심은 ‘농협이 농협다워지는 것’에 있다.
이제까지 농협은 모든 사업과 수익의 독점체인 농협중앙회가 농민조합원과 지역농협이 아니라 정부와 최고 위정자의 의지를 좇아 제 본분을 저버린 모습으로 점철되어 왔다.
그러한 바탕에서 농협중앙회는 한국 사회 최고 비리기관으로 성정해왔고, 농협중앙회장은 어느덧 비리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해 온 것이다.
이것은, 농협중앙회가 자신의 모태인 농업과 농민, 지역농협과 협동조합 일체를 거부하며 강 건너 저 편에 선 바로 그 날부터 예고된 필연이었다.

이와 같은 한국 협동조합조직의 ‘오욕과 굴욕의 역사’가 더 이상 방치되어선 안 된다는 게 우리 입장의 뿌리이다.
이번만큼은 제대로 된 농협 개혁의 토대를 만들어내고야 말겠다는 게 우리 입장이 지닌 절실함이다.

농협 개혁의 핵심을 향해 제대로 가기위해, 반드시 확인되고 지켜져야 하는 기본 원칙은 간단명료하다.
‘농협의 자산과 힘을 본래의 주인인 농민조합원에게로!’가 그 것이다.

이로부터 09년 농협 개혁의 최우선 실천과제가 되어야 할 것은 농업과 농민의 대표기관을 자임하는 농협중앙회의 수장인 회장을 농민조합원의 손으로 직접 선출하는 것이다. 농협 각 시․도의 대표들까지 농민조합원이 선출하는 것이다.

정부가 아닌 농업으로부터, 권력자가 아닌 농민으로부터 문제를 해결할 힘을 구하고 그렇게 행동하는 농협중앙회장을 세우는 일을 기점으로 신용․경제 사업 분리로 대별되는 협동조합질서재편의 기조를 ‘지역농협 중심’으로 귀결시켜내는 진정한 개혁의 일정들이 차근차근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협동조합이 협동조합다워지는 길이 아니라 변함없이 협동조합이 협동조합을 버리는 길 위에서 수립되고 추진되고 있는 현 정부의 농협 개혁방안은 전면 폐기되는 게 마땅하다.

아울러, 오는 1월 3일 어떻게 해서든지 종지부를 찍으려하는 농식품부의 일정을 무효화되어야 하는 한편, 당장에는 ‘농협중앙회장 농민조합원 직선제’, ‘신경분리의 즉각 실시’ 등 농협 개혁의 토대를 마련하는 일정을 추진하고 진정한 개혁 방안을 수립하고 제출할 수 있는 새로운 틀을 구성하여 제대로 된 ‘농협 개혁’을 추진토록 하는 게 농민, 노동자의 요구 핵심임을 재확인한다.     
 
이제 우리의 머리와 가슴 마디마디에 새겨진 요구를 재삼 분명하게 밝힌다.


 < 09년 농협개혁 반드시 이것으로 진정한 개혁의 기초와 토대를 마련하자!!! >

▣ 최근 농식품부가 일방적으로 청와대 업무보고에 제출한 ‘농협개혁방안’과 금융지주회사를 전제로 하는 신경분리 방안, 그에 따른 정부 주도 농협 개혁 추진일정을 전면 폐기하라!

▣ 09년 진정한 농협개혁의 기틀을 다지는데 주력할 것을 전제로 그 무엇보다 최우선적으로 ‘농협중앙회장 농민조합원 직선제’, 각 시․도 단위 지역농협 연합회 구성을 근간으로 한‘농협 각 시․도 대표 농민조합원 직선제’를 농협법 개정안으로 담아내자!

▣ 현재의 농협 개혁위원회를 농협중앙회가 참여하지 않는 새로운 틀로 재구성하고, 정부는 해당 기구의 입장을 수용함을 전제로 농협중앙회 신용․경제 사업 분리 방안 전면 재수립, 지역조합장 무급 명예직화 등 농민과 노동자가 우선 해결과제로 요구하고 있는 의제를 중심으로 ‘농협 개혁 방안’을 수립, 추진하는 일정을 진행하자!
 
정부가 농협 개혁의 진정성을 보이고자 한다면 위와 같은 우리 입장을 전격 수용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그동안 ‘농협개혁위원회’에서 논의해왔던 개혁방안을 총 정리하는 1월 3일 회의에서 만일 정부가 그동안의 논의를 거스르는 개혁 아닌 개혁을 고집할 시 우리는 가능한 수단과 방법을 다해 그것을 저지할 것이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상황의 책임은 정부에 있음을 분명히 한다.

                                  2009년  1월  2일
        전국농민회총연맹 / 전국사무금융연맹 협동조합업종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