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O(유엔식량농업기구) 아시아-태평양지역 총회가 2010.09.27~10.01 일정으로 한국 경주에서 개최되고 있다. 이번 FAO총회를 맞아 아태지역 시민사회 단체는 CSO(시민사회단체협회)를 구성하고 총회에서 논의되는 안건과 관련한 시민사회단체의 입장을 모아내기 위한 회의를 같은 기간 중(27일, 28일)에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FAO-CSO 과정에 한국의 시민사회진영 또한 참여하고자, 한국의 제 시민사회 단체들은 <식량 주권 실현과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한 한국 시민사회협의회>를 구성하고 식량 주권, 기후변화, 식량위기와 금융위기 등 다양한 논의를 진행왔다. 그리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아태지역 CSO회의에 참석하여 한국의 상황에 대해 발제하고 논의에 참여 중이다.

  그리고 <‘식량주권실현과 지속가능한농업’을 위한 한국시민사회협의회> 는 FAO총회가 시작되는 9월 27일 한국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식량주권대회’를 개최했다.

  금일(27일) 오후 1시, FAO 총회장 앞(경주 현대호텔 앞)에서 식량주권대회가 신명나는 풍물과 함께 열렸다.

  윤요근 농민연합 상임대표의 여는말로 시작해, 각계 인사의 기조발언이 이어졌다.
  김경순 회장은 기조발언에서 우리가 왜 여기에서 식량주권대회를 진행하고 있는지와 FAO총회 진행과정의 문제점, 그리고 우리 모두 함께 식량주권실현을 위해 노력하자는 이야기를 전했다.
 농민측에서 박민웅(전농 부경연맹 의장), 김정렬(전여농 경북연합 식량주권위원장)이 한국농업의 현실과 식량주권의 중요성에 대한 발언을 했고,  이준경 (4대강 범대위 낙동강권역 공동집행위원장)은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수변농지뿐 아니라 준설토로 인한 농지감소는 식량주권을 위협한다며 4대강 사업 반대를 위해 농민, 노동자도 힘있게 연대할 것을 제안했다.
 이전락 민주노총 경북지역본부 본부장은 식량주권실현을 위한 농민들의 투쟁에 노동자들과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비아깜페시나 동남동아시아를 대표하여 이르마 야니(인도네시아) 또한 식량주권을 위한 한국의 투쟁에 연대할 것을 전하는 발언을 했다.

 이날 식량주권대회는 민경신 전국농협노조 위원장과 임봉재 가톨릭농민회 회장의 공동선언문 낭독과 모든 참가자가 함께하는 상징의식을 진행한 후 마쳤다.


 대회에는 전국농협노조 민경신 위원장, 김동은 조직실장, 류동연 조직쟁의국장, 임기응 정책국장, 이길수 대경본부장, 김대천 조직쟁의국장 등 동지들이 함께 했다.

 '식량주권은 민중의 권리이다'





      식량주권 실현과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한국 시민사회단체 공동 선언


    (30차 FAO 아시아·태평양지역 총회에 즈음한 한국 시민사회단체의 공동 선언)

 
                                - 식량주권은 민중의 권리이다
                  우리가 손 맞잡을 때 더 나은 세상은 가능하다 -


          신자유주의적 세계 식량 체계는 식량위기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2010년 현재 전 세계 10억이 넘는 인구가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 그 중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6억 4천만 명으로 집중되어 있으며 더욱 확대되고 있다. 기술 발전으로 인해 생산량이 증대되었는데, 왜 기아 인구가 점점 늘고 있는가? 왜 농촌지역의 빈곤은 해결되지 못하는가?


우리는 초국적 농식품복합체가 지배하고 있는 세계 식량 체계 하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과 원인에 대하여 주목하고 있다. 소수 초국적 기업은 농업과 식량에 대한 독점적 지배를 확대하고, 자유무역과 농업구조조정을 도구로 세계 각국의 지속가능한 농업을 파괴시키고 있다. 또한 식량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아 투기를 일삼고 있으며 식량 분배 과정에 불공정성을 유발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전 세계적 식량위기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지금 한국의 식량자급 기반 또한 무너지고 있다!

이러한 과정 하에 신자유주의 개방농정으로 한국 농업 또한 심각한 존폐위기에 처해있다. 농지와 농민 수는 해마다 감소하고 농촌의 고령화는 가속화되어 농촌은 활력을 잃고 공동화되고 있다. 농업의 다원적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땅과 물, 생태계가 죽어가고 있다. 기업농 · 수출농 중심의 농업 규모화를 촉진하고 소농을 땅에서 내쫒아 대규모 단작화 된 농장에서 농업 노동자로 전락시키려 하고 있다. 농사의 전 과정이 거대한 농업 외부의 기업-투기자본-에 종속 ․ 의존하게 되었으며, 종자를 지키고자 하는 권리마저 빼앗고 있다. 마침내 식량자급의 기반인 쌀마저 시장 논리에 맡기겠다하며 생산기반을 붕괴시키고 있다.


‘농업선진화’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과정은 식량자급률이 쌀을 제외하고 5%에 지나지 않는 이 땅의 식량자급기반을 완전히 붕괴시킬 것이다. 농사의 시작인 종자 선택에서부터 우리의 밥상에 오르는 모든 농산물까지 초국적 농기업의 지배 아래 놓이게 된다면 우리의 식량주권과 국민건강권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식량주권은 민중의 권리이다!

현재의 식량 위기와 빈곤에서 탈출하기 위한 유일한 해결 방안은 각 국의 식량주권이 보장되고 지속가능한 농업이 실현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식량주권이란 식량을 둘러싼 모든 정책에 있어서 자국의 국민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즉, 농민은 농사를 위한 생산수단인 토지와 물 등을 이용하여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 소비자인 국민들은 안전한 농산물을 먹을 권리, 어떠한 것을 먹을 것인지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 국가는 자국민의 식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권리를 가져야 하며 안정적 확보라 함은 식량자급으로 국내에서 생산과 소비가 안정적으로 이뤄져야 함을 뜻한다.



우리가 손 맞잡을 때 더 나은 세상은 가능하다!


오늘 우리는 식량주권이 우리 모두와 우리의 미래를 위한 민중의 천부적 권리임을 선언하는 바이며, 이를 사회적으로 광범위하게 합의하고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다.


 
식량주권 실현과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 우리는 생산자와 소비자로 나누어지는 것이 아니라 전체 공동체의 입장에서 지켜나가기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이다. 우리는 농업이 단지 농산물이라는 상품을 만들어내는 산업에 머물지 않고 식량주권과 다원적 기능, 지역과 공동체, 먹을거리의 안전과 국민 건강 등 국민 모두의 이해관계와 직접적으로 일치한다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알려나갈 것이다. 더불어 농업을 국가가 보호하고 지원해야 할 공공의 영역으로 받아들여 정책 실현에 나설 수 있도록 촉구할 것이다.



따라서 식량주권은 농민을 포함하여 소비자, 여성, 환경, 청년 등 광범위한 농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에 있는 모든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활동으로 실현될 것이다.



아울러 한국 정부를 비롯하여 30차 FAO 아시아 ·태평양 지역 총회에 참석한 각국 정부가 식량주권 실현과 지속가능한 농업이 가능할 수 있도록 전면적인 정책의 전환과 전 국민적 합의의 과정을 이뤄나가기 위한 활동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식량주권과 지속가능한 농업은 실현 가능하다.

우리가 손 맞잡을 때 더 나은 세상은 가능하다.

식량은 무역의 대상이나 자본의 이윤추구 도구가 아니다!

식량은 모든 민중을 위한 것이며 평등한 것이다!

 


                                    2010년 9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