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처리되지 않았던 조정래씨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가 결국 무혐의 처리가 내려질 것이라는 정보가 검찰 관계자에 의해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공식입장은 아니지만 4월 2일 퇴임하는 송광수 검찰총장이 임기 전 사건을 마무리지으려는 의지를 내비쳤다"고 밝혀 무혐의 처리는 확정적으로 보인다.

작년 국가보안법 폐지에 목숨을 걸었던 국민들의 의지가 있었기에 국가보안법에 대한 국민의 여론이 폐지로 모아졌고, 이에 사법당국도 국가보안법 판결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사람들은 국회의원들 뿐이라면 어불성설일까.

태백산맥은 잃어버린 현대사의 한 부분인 여수순천사건에서 6.25전쟁이 끝날 때까지의 민족상잔의 비극을 객관적으로 묘사해 수백만의 독자가 읽었고, 1991년 단재 문학상을 비롯해 각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로 선정됐었다.

국가보안법 폐지키 위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

이번 국가보안법 무혐의 처리 정보에 조정래 작가는 "내 목을 칭칭감았던 쇠사슬이 풀린듯한 후련한 느낌"이라며 국가보안법에 의해 짓눌려왔던 창작의 자유를 되찾게 된 소감을 밝혔다.

또한 조 작가는 무혐의 결과가 예상되는 상황에 대해 "태백산맥을 읽은 수백만의 독자와 80년대 민주화 투쟁을 했던 세력들이 사회를 변화시키고,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기 위한 노력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조정재 작가는 "국가보안법은 한국사회에서 절대신성불가침의 법이었지만 국회에서 폐지의 논란이 공개적으로 될 만큼 시대가 변했고, 국회에서 공개적 논의를 할 만큼 이미 사형선고를 받은 법"이라며 국가보안법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한편 국가보안법에 의해 이적단체로 규정된 한총련 12기 백종호 의장도 집행유예로 풀렸났다. 예전이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이 서서히 가시화되며 국가보안법의 종말을 예고하고 있다.

2005년03월28일 ⓒ민중의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