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을 둘러싼 노사정 간의 대화가 본격화 되고 있지만 결론은 어두울 것이라는 전망이어서 노정간 힘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8일 열린 노사정대표자 운영위에서 노.사.정은 오는 13일과 16일, 20일 3일에 걸쳐 실무회의를 열기로 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내일(13일) 열리는 실무회의에 비정규관련 노동계 단일안을 제출하기 위해 11일 공동안 마련을 위한 논의를 벌였고 12일까지 막판 조율중인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양대노총은 정계에 16일까지 입장을 제출해 줄 것을 요구했고 정계에서 긍정적으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은 이목희 의원 발언에 대해 한국노총과 공동으로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이에 대해 정계에서 동의하면 계속 협의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정간에 어렵사리 대화와 협의는 진행되고 있으나 전망은 어두워 보인다.

우선, 상견례적 성격을 띤 지난 8일 노사정 대표자 운영위원회가 끝나자마자 회의 내용에 대해 삐그덕 거리기 시작했다. 이목희 의원의 기자간담회와 양대노총의 내용이 다른 것.

이목희 의원은 "비정규법안은 4월 21일경 최종합의안을 도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고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강력히 반발했다. 그런 합의가 이루어진바가 없다는 것.

민주노총 이석행 사무총장은 "정부 여당이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목희 의원이 기조발제에서도 4월에 가능하면 처리하자고 말했고 노동부에서도 빨리 매듭을 짓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비정규직 관련 합의 어려워 다시 힘대결로...민주노총은 총파업 준비키로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비정규법안과 관련해 정.재계와 합의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가 민주노총을 대화틀로 끌어들여 비정규법안을 밀어부치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한 것.

이석행 사무총장은 "이 문제(비정규법안)를 교섭으로 다 풀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 없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의 대화 참여가 일종의 시간끌기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이석행 사무총장은 또 "우리가 이렇게 노력했음에도 정부 여당이 밀어붙인다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그렇지만 우리는 최대한 우리 요구 내용을 제출할 것이고 성심껏 교섭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이번 교섭을 통해 민주노총의 요구안을 국회와 국민들에게 최대한 알릴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전망속에 민주노총은 실질적 총파업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행 사무총장은 "성심껏 교섭하는 것과 타협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이 문제는 타협의 여지가 없다"면서 총파업이 실제로 준비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경고파업과는 차원이 틀리다. 정부가 강행하면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경고파업의 주력 대오 였던 금속연맹과 민주택시, 화섬연맹 등이 파업 초반을 이끌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수호 총연맹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가 직접 단위 사업장을 돌며 파업을 최대한 조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간담회 등을 통해 파업을 조직했던 예전과는 다른 모습.

이석행 사무총장은 "정부가 강행하면 다르다. 단순한 경고의 의미가 아니라 비정규직 법안이 정치일정에 오른다면 조합원들의 자세도 달라질 것"이라며 "내일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구체적으로 (총파업을) 준비해 갈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노총은 13일 산별 사무처장단 회의와 14일 산별 대표자회의를 열고 향후 투쟁방향과 계획을 확정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정 대화로 비정규법안을 둘러싼 논의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듯 했으나 정부.여당이 강행 처리할 가능성이 남아있는한 노정간 힘대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비정규 개악법은 자본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 / 박경철 기자

2005년04월12일 ⓒ민중의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