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견법 개악안 통과되면 큰일납니다"
[노동자 의원이 뛴다] ②단병호 의원
노동과세계 제307호
박승희
원내활동만으로 못 풀어…대중투쟁 제대로 엮어야
늘 '잠바'만 걸치고 다닌다. 여전히 '의원'보다는 '위원장' 호칭이 더 잘 어울리는 단병호 의원. 잠시라도 그와 동행해본 사람은 틀림없이 '소외감'을 느낀다. 식당에 가든, 술집에 가든 그를 알아본 직장인, 학생 등이 줄줄이 인사를 청해오는 탓이다. 그러니 맘놓고 이야기도 못한다. 노동자 행사장에선 말할 것도 없다.
국회에 입성한지 100여일이 지난 지금도 그는 '여전히' 노동자투쟁의 정점에 서 있다. 지난 7월12일 민주노총과 함께 비정규직 관련 법안을 의원 17명의 서명을 받아 발의한 상태에서 정부가 개악안을 입법예고하며 '선전포고'를 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이 이에 맞서 '강력한 총파업'을 결정했고, 민주노동당 또한 공동투쟁에 나서는 한편, 지구당 위원장 연석회의나 당 중앙위원회 소집 등을 검토 중이다.
단 의원은 "파견법 개악안의 파괴력에 비해 받아들이는 감과 긴장도는 오히려 떨어지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사안이 긴박한 만큼 국회 환경노동위 오전회의를 마치고 토론과정을 보고 싶어 왔다"며 지난 21일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장에 나타났다.
그는 "정부는 비정규 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차별해소 등을 담는다고 했는데 이건 '보호법안'이 결코 아니다. 이대로 통과되면 전보다 나빠지는 정도가 아니라 정규직을 정면으로 겨냥해 고용관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하게 된다"며 정부 입법안을 강력히 성토했다.
"우리나라 노동자 평균 근속연수를 6년으로 봤을 때, 자연 감소된 정규직만 비정규직으로 돌리더라도 10~15년 뒤면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채워진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노동위원회 안에 두겠다는 차별시정기구는 실효성이 거의 없어요. 노조 자체를 무력화하고, 노조의 기본권리를 후퇴시키는 법안은 어떻게 든 막아야 합니다."
비정규직뿐만이 아니다. 공무원노조 관련 입법안도 발의해놓았고, 손배가압류나 최저임금 관련 법안 역시 민주노총과 정책협의를 진행해 법안이 마련되는 대로 발의할 계획이다. 노동안전 문제와 관련해서도 민주노총, 노무사,관련단체 등과 함께 법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환경영향평가제 역시 공청회 등을 열어 법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어디 이뿐인가. 정부 입법안부터 다른 당이 올리는 다양한 법안도 모두 검토해야 한다. 대부분 노동·환경문제와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신언직 보좌관을 비롯해 강문대 변호사 등 보좌진 6명은 눈코 뜻 새가 없다.
단 의원은 "이전에는 입법을 주도할 '우리 의원'이 없어 현장활동, 투쟁 위주로 할 수밖에 없었다면, 의원 10명이 생긴 지금도 국회 바깥의 실천의지가 결정적 요인"이라며 대중투쟁을 강조했다.
노동자 의원에게도 의정활동의 성과는 중요하다. 개인적 인기를 얻기 위한 게 아니라 민중의 권리를 위한 것이고, 그 성과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이를 위해선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정책지원이 필수적이다. 나아가 다양한 대중활동이 더해질 때 역동적인 의회활동을 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환경노동위 소속 의원으로 새 시대에 맞게 노동법을 뜯어고치고 싶다"는 그의 소망은 당연하다.
의원실은 늘 '민원인들'로 북적인다. "다들 현장에서 풀리지 않으니 찾아오는데, 의원실에서 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풀 수 없는 것도 많아 미안하기도 하고, 무력감도 느낍니다. 당이나 민주노총에서 체계적으로 정리, 분석해 맡겨야 더욱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그는 지금 국회 안에 있지만 눈길은 여전히 현장으로 향해 있는 듯 했다.
"국회내 활동만으론 다 못합니다. 의원과 대중의 실천의지가 제대로 결합한다면 튼실하게 성과를 일궈낼 수 있습니다. 당이 '노동자 중심성'을 갖고, 정책대안을 마련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게 중요합니다."
박승희ddal @ nodong.org
2004-09-24 14:4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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