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안보정책구상회의(SPI)가 오는 4월 5일~6일 하와이에서 개최된다.

2차 SPI회의를 앞두고 미국은 미2사단의 슈퍼여단으로 변환 등 주한미군의 광역기동군화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주한미군의 아시아, 태평양 신속기동군으로의 역할확대 추진이 대북 방어형 붙박이 군에서 중국-대만 분쟁시 신속,강력하게 개입할 수 있는 아시아태평양기동군으로 역할을 전환하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칫 한국은 원하지 않는 전쟁에 휘말리게 될 수도 있다.

노무현대통령은 일단,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관련해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우리 국민이 동북아시아의 분쟁에 휘말리는 일은 없다"며 "우리 군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지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동북아의 세력 균형자"라고 밝히고 한반도가 위험에 빠지게 되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대안이 마땅치 않아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표하는 이들이 많다.

△오는 4월 5일 하와이에서 개최되는 2차 안보정책구상회의를 앞두고 국내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29일 오후 참여연대 회의실에 모여 간담회를 진행했다 ⓒ민중의소리 한승호기자

시민사회단체들도 2차 SPI회의를 앞두고 주한미군의 성격 변화와 동맹재조정이 논의되는데 대한 시민사회진영의 입장을 모아내기 위한 간담회를 29일 오후 참여연대 회의실에서 열었다.

이날 열린 간담회에는 평통사, 참여연대, 통일연대, 평화네트워크, 평화여성회, 평화를만드는여성회, 민변, 민주노총, 녹색연합, 민주노동당 등 10개 단체 20여명이 참가했으며,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와 한미연합지휘체계 문제점이 중심적으로 논의됐다.

특히,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는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10년 안에 이루고자 하는 의지를 천명했던 문제다.

평통사,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및 연합사 해체로 대미 군사종속 탈피해야

발제를 맡은 박기학 평통사 평화통일연구소 연구위원은 한미연합지휘체제의 문제점과 대안에 대해 설명했다.

박 연구위원은 "국방부와 주한미군사가 한미연합지휘체제를 '미국 일방에 의한 통제체제가 아니라 양국의 국가통수 및 군사지휘기구를 정점으로 양국 군이 균형있게 편성되어 있는 연합공동지휘체제'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한미연합사령관의 권한과 지위만 보더라도 한미연합지휘체제가 얼마나 일방적이고 수직적인지 한 눈에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미연합지휘체제의 문제점과 대안에 대해 발제자로 나선 박기학 평통사 평화통일연구소 연구위원의 발언을 활동가들이 유심히 들으며 적고있다 ⓒ민중의소리 한승호기자

실제 한미연합사령관은 주한미군사령관, 유엔사사령관, 주한미군 선임장교를 동시에 겸직한다. 그런데 연합사령관의 직책만 한미양국의 국가통수 및 군사지휘를 받고 나머지 직책은 미태평양사나 미 합참의 지시를 받는다.

이러한 기만적인 체계아래 한미간 정세인식이나 위기 인식에 차이가 있을 경우 지극히 미국의 입장에서 연합사의 판단이 이뤄지게 될 것임은 불을 보듯 뻔 한 일. 이러한 점에서 연합사는 공동의 방위체제라기 보다는 미국에 방위를 맡기는 체제라 할 수 있다.

그는 또한 한미엽합지휘 체제가 △한국군 만으로 편성된 예하부대 △주한미군 위주의 의사결정 구조△한미연합사령관이 가지고 있는 작전계획작성권△미국 통제하에 있는 정보관리△마군 주도의 위기관리 등 전적으로 미군 중심으로 돌아가는 비대칭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위원은 이러한 문제점을 타파하기 위해선 작전통제권의 반환과 한미연합사의 해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작전 통제권 반환은 대미 군사적 종속 탈피 및 주권 회복과 군통수권의 회복을 의미하고 미국의 공격적 군사전략을 탈피해 우리 민족의 이익에 기초해 독자적 군사전략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작전 통제권을 환수하면 협의적 구조를 취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연합사령관은 자연스럽게 존재할 수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간담회에 참석한 각계 관계자들은 주한미군 주둔 문제를 인정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서부터 발제자가 대안으로 제시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의 실효성에 의구심을 표하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날 간담회의 취지였던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공동대응의 필요성에는 다들 공감을 나타냈다.

"한반도 전쟁위기 맞서 끈질기게 투쟁할 것이다" / 임은경 기자

2005년03월29일 ⓒ민중의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