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주한미군이 몰던 승용차의 신호위반으로 일어난 교통사고로 10중 추돌이 일어나고 12명의 부상자가 발생한데 대해 미 8군은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 언론의 보도를 '바로 잡고자' 했으나 되려 화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지난 26일 저녁 7시 30분쯤 반포 대교 북단 3거리에서는 미군 중사가 몰던 승용차가 신호를 어기고 좌회던 하다 10중 추돌 사고를 일으켜 12명이 부상을 당하는 대형 사고를 냈다.

이 사건은 많은 목격자들의 진술에도 불구, 범행미군이 신호위반 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있는데다, 사고 직후 현장에 출동한 미군측이 군견을 데려와 한국 경찰과 취재진의 접근을 가로막음으로써 초동수사에 관한 한미간 합의를 깼다는 비난을 사고 있던 건이다.

그러나 미 8군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부상자와 그 가족에 '심심한 위로'를 전하면서 "한겨레 신문과 국민 일보는 병사가 “혈중 알콜 농도 0.1%의 상태” 였다고 보도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나아가 미 8군은 "한겨례신문과 국민일보에서 보도한 바 있는 버스와의 교통사고를 일으킨 미군 병사가 현장에서 도망을 친 후 택시 기사에게 잡혔다는 기사는 사실이 아니다. 이 소문의 출처는 알 수 없으나 미군 병사는 현장에서 도망치지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미 8군은 이번 사건을 같은 날 새벽 용산동 육군경리단 앞에서 미군범죄수사대(CID) 소속 G(37) 중사가 혈중 알코올농도 0.1%의 만취상태로 차를 운전하다 택시를 들이받고 도주했다가 뒤쫓아 온 택시기사에게 붙잡혔던 사건과 혼동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데일리서프라이즈>는 용산경찰서 교통사고 조사계를 통해 한겨레와 국민일보의 보도가 사실이라는 것과 미 8군은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도 확인했다.

잠잠해 보이던 미군 범죄 다시 기승(?)

이날 사건 외에도 최근 주한미군 영 내외에서는 금품수수, 성폭행 미수, 절도, 불법 무기 소지 등 미군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최근 발표됐던 주한미군 범죄 감소 추세를 무색케 하고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04년 발생한 미군범죄는 415건으로 2003년 501건 대비 약 20% 감소 추이를 보였다. 또한, 경찰측도 2003년 미군과 미군가족, 미군속 등이 연루된 미군 범죄 중 절도ㆍ강도 등 일반 형사범 83명, 교통ㆍ성폭력 범죄 등 특별 형사범 98명이었으나, 2004년에는 일반 형사범 59명, 특별 형사범 57명으로 각각 집계됐다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27일 미군 전문지 성조지는 주한 미공군 S 일병(19)이 작년 11월 동료 병사 막사에 들어가 혼자 잠을 자고 있던 여성 후임병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지난 25일 특별 군법회의에서 불명예제대와 함께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고 전했다.

또, 주한 미공군 에드워드(21) 이병도 작년 기지 우체국에서 근무하면서 신용카드 6개를 훔쳐 유흥비로 1만 7000여달러를 탕진한 혐의로 같은 날 불명예 제대와 함께 징역 11개월을 선고받은 사실도 전했다.

내국인을 상대로 한 범죄도 좀처럼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0일 의정부에서는 이발소에서 32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T(26)상병 등 미군 3명이 검거됐으며, 미2사단 캠프 케이시 소속 M(22)일병은 11일 호프집에 전시된 장식용 모형총을 훔친 뒤 주인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혀 헌병대에 인계됐다.

또한, 지난 27일 평택에서는 외국인 전용 유흥업소를 관리하는 미 헌병대원들이 업주로부터 영업정지 권한(OFF LIMIT)을 내세워 수시로 금품과 성상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의 큰 반발을 샀다.

더욱이 이들 피의자들은 미군 애인의 약혼자는 한국 입국이 쉽다는 점을 이용, 미군 명의로 필리핀 등 외국 여성들을 초청 형식으로 국내에 입국시킨 뒤 업소로부터 사례비를 받은 혐의도 받고 있어 사실상 인신매매 알선 의심도 받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의 핵심 협의자로 지목된 미공군 51헌병대 중대장 제이슨 디 데이비스 중위(27)는 3월 초 불법 무기와 신고되지 않은 실탄 소지 혐의로 현재 한국 검찰에도 입건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태의 심각성은 더해지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데이비스 중위가 한국의 법률이 적용되는 영외에 거주했던 관계로 미군 특별수사대(OSI)가 한국 검찰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드러났다.

이에 대해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는 29일 성명을 내고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미군 범죄 행위를 비난했다.

평택 미군 헌병들, 주변 업소 협박·금품 수수 / 장상종 기자

2005년03월30일 ⓒ민중의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