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대행진단 평택 미군기지앞 투쟁 ㅣ 촬영 노동자통일영상실천단/ 편집 이정미

△백두한라 대행진에 참여 중인 민주노총, 한국노총, 농민, 범청학련, 여성, 범민련, 민주노동당 통일선봉대 등 1000여명은 8일 오전 11시 평택에 입성해 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주한미군철수 결의대회에 참석했다.ⓒ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평택 대추리 대추초교에 주한미군철수의 우렁찬 함성이 다시 울려 퍼졌다.

백두한라 대행진에 참여 중인 민주노총, 한국노총, 농민, 범청학련, 여성, 범민련, 민주노동당 통일선봉대 1000여명은 8일 오전 11시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주한미군철수 결의대회에 참가해 평택기지확장반대와 미군철수의 결심을 다졌다.

아침부터 소원탑용 돌무더기를 탈취해간 경찰들과 한바탕 '일'을 치룬 대추리 주민들이었지만 패기 있게 대추리에 입성하는 통선대를 보며 뒤숭숭한 마음을 추스르고 있었다. 이들은 대추초교 입구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통선대가 들어올 때마다 뜨거운 박수와 함성으로 이들을 맞이했다.

△마을 주민들은 지난 7.10평화대행진 이후 두 번째로 많이 찾아 준 전국의 '동지'들을 뜨겁게 환영했다.ⓒ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이렇게 또 와주니 고맙다”며 통선대를 흐뭇하게 지켜보던 대추리 이민강(66)할아버지는 그러나 기지를 새카맣게 둘러싸고 있는 경찰들을 힐끗 보고는 “오늘은 안 다치고 잘 돌아가야 할텐데..”라며 통선대에 걱정스런 마음을 전하기도.

그도 그럴것이 이날 동원된 경찰병력만 해도 97개 중대인 약 1만명. 경찰들은 지난 7.10 평화대행진 이후 2번째 대규모 집회에 바짝 긴장하고 있었다.

긴장하고 있는 경찰들과는 대조적으로 통선대들은 여유있으면서도 사기가 충천한 모습이다.

동군에서 범청학련 통선대로 활동중인 최샛별(23)씨는 “7.10 대회 때도 왔었지만 평택에 오면 결심이 더욱 높아진다”며 “이번 통선대 활동에서도 평택미군기지 확장반대에 대한 교양과 토론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대원들의 각오가 남다르다”고 전했다.

짧지만 힘있게 진행된 결의대회 이후 대추리에서 원정리까지의 4~5km 행진이 시작됐다. 선두에 나선 노동자 통선대의 뒤로 학생, 여성, 농민 들이 따랐고 “주한미군철수”, “미군기지 확장반대”의 구호를 외치며 평화롭지만 힘있는 행진이 계속됐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1km쯤 이동했을 때, 대열의 맨 앞에 서있던 노동자 통선대들이 미군기지 쪽으로의 전진을 시도한 순간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경찰들의 방패와 진압봉이 사정없이 날라 왔다. 결코 미군기지 쪽으로의 이동을 ‘저지’하기 위해서 라고는 볼 수 없을 만큼 무분별한 경찰들의 폭력이 10여 분간 자행됐다.

이번에도 기지 안쪽 경찰 방송차량에서는 “허리를 끊어라”, “용서하지 말아라”, “강력하게 대응하라”는 등의 명령이 떨어졌고, 이에 고무 받은 전경들은 날이 선 방패와 몽둥이를 휘둘러댔다.

△경찰 진압봉에 맞아 머리가 8cm정도 찢겨진 노동자 통일선봉대의 윤병태씨가 경찰에 항의하고 있다.ⓒ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이 과정에서 노동자 통일선봉대의 윤병태씨는 경찰 진압봉에 맞아 머리가 8cm정도 찢겨 피를 흘렸고 여학생 1명도 경찰이 휘두른 진압봉에 맞아 실신하는 등 통선대 수십 명이 부상을 당했고, 종내는 평택 박애병원으로 4명, 굿모닝 병원으로 5명이 실려가기도 했다.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 잠시 소강상태를 맞은 순간, 곧이어 방송차량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여러분의 평화집회의지를 충분히 존중해 우리들도 평화적 집회를 보호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방송이 흘러나와 참가자들의 빈축을 샀다.

△경고장은 종이비행기가 되어 미군기지로 날려졌다.ⓒ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경고장’이라고 적힌 종이비행기를 기지 안쪽으로 날리려다 경찰들의 ‘오버’에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통선대들은 “방패로 후려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집회 보호냐”며 거세게 항의하기도.

통선대는 종이비행기를 기지 안으로 날리며 다시 한번 주한미군철수를 소리 높여 외치고 행진을 마무리 지었다. 이들은 오후 3시 평택역 앞에서 진행될 대행진단 환영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했다.

미군기지확장반대 팽성대책위 김택균 사무국장은 “경찰들이 너무 과민반응을 보였다”며 “아무런 무기도 지니지 않고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평화시위까지 막는 경찰들을 보고 있자니 억장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실신해서 업혀가는 학생을 보고 이 싸움을 빨리 끝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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