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6-08-2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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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근 경영복귀 저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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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근 농협회장, 반발 속 경영복귀 `저울질`
[이데일리 2006-08-23 16:22]
- 농협, 산적한 현안 해결위해 복귀 바라지만 `여론 눈치`
- 농민단체들, "도덕성에 문제. 즉각 사퇴해야"
[이데일리 정재웅기자]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에 연루돼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던 정대근 농협중앙회 회장이 23일 모습을 드러내자, 세간이 그의 경영 복귀여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농협은 정 회장이 구속 수감된 동안 심혈을 기울여 추진해왔던 LG카드(032710) 인수 실패 등 각종 현안에서의 부진을 면치 못하자 내심 정 회장의 복귀를 바라는 눈치다.
게다가 농협 신·경 분리(신용부문과 경제부문 분리) 등 정 회장이 애초부터 직접 챙겨오던 굵직한 사안들이 계속 추진 중이어서 정 회장의 복귀가 흐트러진 농협의 구심점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농협 내부의 바람이다.
하지만 각종 농민단체 등의 반발이 거세다. 향후 정 회장의 경영복귀가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정 회장 자신의 행보도 조심스럽다.
◇농협 "정 회장 없어서 LG카드 인수전 실패했지 않느냐"
지난 11일 보석금 3000만원에 석방된 뒤 모 대학병원에서 휴식을 취해온 것으로 알려졌던 정 회장이 23일 농협 이사회 시작 전 몇몇 이사들과 만남을 가졌다.
이사직과 회장직을 그대로 갖고 있는 정 회장은 이사들에게 "도와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고는 자리를 떴지만, 농협 내부에서는 `경영 복귀` 의지를 밝힌 신호탄으로 여기는 모습이다.
전무를 중심으로 비상경영 체제로 운영돼 온 농협은 LG카드 인수전에서 패배하면서 조직내부가 어수선해져 있는 상황. 정 회장이라는 구심점이 없어서 그런게 아니냐는 논리가 그래서 고개를 들었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내부에서 정 회장이 있었다면 상황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농협중앙회 회장은 비상근 직책인 만큼 적극적인 참여는 아니더라도..."라며 아쉬움을 피력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정 회장의 업무 추진력이 정말 대단했지 않느냐"고 거들었다.
◇농민단체 "정 회장, 책임지고 즉각 퇴진하라"
하지만, 정 회장의 경영 복귀 움직임에 관련 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이날 성명에서 "석연치 않은 정대근 회장의 보석 석방의 배경은 물론, 부도덕한 권력형 비리로 사법처리를 앞둔 수장의 경영권을 보호하려는 농협중앙회의 부끄러운 현실에 350만 농민들은 크게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특히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농협중앙회 지점과 지역본부에서 공사비 부풀리기 등의 수법으로 불법 비자금을 조성해 온 것이 밝혀졌다"면서 "이는 농민조합원들의 신뢰를 저버림과 동시에 크나큰 충격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농연 관계자는 "정 회장의 경영복귀 노력을 보고있으면 씁쓸하다"며 "정 회장은 개인적인 도덕성 문제뿐만 아니라 농협이 가지고 있는 근본 취지와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서라도 물러나야한다"고 말했다.
전국농민단체협의회 관계자도 "복귀하려는 모습 자체가 이상한 것"이라면서 "이미 부도덕성이 드러났는데도 자기 아니면 안된다는 식의 독단적인 모습은 이제 그만 둬야 한다. 농업계 내에서도 대체로 이런 의견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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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웅 기자 (esperan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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