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 일선 학교들의 급식업체 선정이 한창인 가운데 농협과 수협이 학교급식 납품을 본격화하면서, 영세 급식납품업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수협이 제출한 서류 가운데 법인등기부등본상 대리인의 영업 소재지와 사업자등록증 등에 적시된 주소가 달라 진상파악을 요구하는 집단민원이 접수됐다.

또 지역 영세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주된 영업소의 소재지가 광주시에 소재한 업체'로 제한한 규정 역시 행자부 지침에 의거해 별 효력이 없어 이래저래 영세업체들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3일 광주시교육청과 급식업체 등에 따르면 광주시내 학교의 급식업체 선정이 60% 가량 완료된 가운데 축산물과 수산물을 납품하는 농협중앙회 산하 축산물판매분사 호남급식가공센터와 수협 산하 광주공판장 급식지원팀이 높은 낙찰률로 급식시장의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광주시내 5개 급식업체는 지난달 27일 '수협이 수년째 허위서류를 작성해 급식업체로 선정됐다'며 진상파악을 요구하는 집단민원을 제출했다.

이들은 수협광주공판장 단체급식팀이 제출한 사업자등록증, 영업신고필증 등이 등기부등본상 소재지와 상이한데도 서류심사에서 탈락하지 않았다는 것.

등기부등본상 수협광주공판장 소재지는 '서구 매월동'으로 돼 있지만 이들이 학교에 제출한 사업자등록증과 영업신고증 등은 '광산구 우산동' 소재로 돼 있어 등기부등본상 주소와 일치하지 않았다.

급식업체 관계자 A씨는 "등기부등본상 소재지와 사업자등록증상 소재지가 다른 것은 엄연한 규정위반이다"면서 "냉동창고가 광산구에 있어 이처럼 허위 문서를 제출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수협 광주공판장 관계자는 "법인등기부등본상 수협광주공판장 소재자가 '광산구 우산동'이 아니지만 다양한 사업을 하는 법인의 특성상 임의 장소를 선정해 사업자등록증을 발급 받을 수 있다"면서 "입찰서류상 소재지가 달라 부적격업체라고 주장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해명했다.

실제 사업장 관할 서광주세무소 관계자는 "광산구 우산동과 서구 매월동에 수협광주공판장(단체급식팀)과 수협중앙회광주공판장 명으로 각각 사업자등록증이 발급된 것을 알고 있다"면서 "등기부등본상 사업장 소재지가 명시돼 있지 않아도 실질과세원칙에 준해 실제 영업장을 소재지로 사업자등록증을 발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교육청 회계 담당자는 "대표가 동일인인데다 두 곳 모두 동일 간판이 설치돼 있어 서류상 소재지가 다르다는 이유로 계약을 무효화하기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입찰공고문에 지역 영세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주된 영업소의 소재지가 광주시에 소재한 업체'라는 규정도 행자부 '수의견적 집행시 유의사항 통보'(2007.1.12)에 따라 지점 확인후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해 지역 영세납품업체들의 설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시민 전 모씨(54, 남구 봉선동)는 "경제논리에 입각해 업체들간 자율경쟁을 유도하는 것도 좋지만, 거대기업의 무차별적인 사업진출은 일정부분 제도적 제한이 필요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