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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든 지역조합, 농협도 능가할 수 있어` [중앙일보]
대안은 …
이천 양돈농가 13가구가 만든 `도드람`
까다로운 일본 검역 뚫고 농장실명제 도입
세계무역기구(WTO)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반대시위로 전국이 몸살을 앓던 1990년 10월. 경기도 이천의 13가구 양돈농가가 의기투합했다. 국산 돼지고기의
품질을 높여 UR 협상 타결 이후 밀려올 수입 돼지고기 공세에 맞서자고 결의했다. 국산 돼지고기의 대표 브랜드인 '도드람 양돈협동조합'은 그렇게
탄생했다.
그러나 도드람의 앞길은 순탄치 않았다. 양돈 농가가 자발적으로 양돈조합을 결성했지만 정부는 '1도 1업종 조합' 원칙을
들이대며 협동조합 인가조차 내주지 않았다. 조합에 주는 정부 지원금도 받지 못했다. 창립 멤버는 어쩔 수 없이 '주식회사 도드람'으로 설립등기를
해야 했다. 도드람은 96년에 가서야 축협법 개정으로 협동조합 인가를 받을 수 있었다.
지역의 작은 양돈조합이 돼지고기 판로를
개척하는 건 더 큰 난관이었다. 소비자가 품질을 믿어줄지도 미지수였다. 그래서 일본 수출을 먼저 뚫었다. 94년 까다로운 일본 검역을 통과하자
도드람 돼지고기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여세를 몰아 도드람은 98년 국내 최초로 돼지를 누가 어떻게 키웠는지 소비자에게 밝히는 '농장
실명제'를 도입했다.
도드람의 승부수는 소비자 마음을 움직였다. 외환위기 후 경기침체는 오히려 약이 됐다. 쇠고기 대신 돼지고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도드람 브랜드로 돼지를 키우겠다는 양돈 농가도 속속 합류했다. 그러나 도드람은 철저한 품질기준을 요구했다. 어느
농가에서 키우든 같은 맛을 내도록 하기 위해 종돈과 사료까지 농가에 직접 공급했다.
농민은 돼지를 키우는 일에 전력투구하면서 회사
경영은 전문가에게 맡겼다. 양돈연구소를 세워 어떤 환경에서 돼지를 키워야 맛있는지 연구해 조합원에게 기술도 전수했다.
도드람포크
전성호 기획조정실 과장은 "도드람의 성공은 지역조합이나 품목별 조합이 하기에 따라선 농협중앙회도 능가하는 강력한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특별취재팀 = 정경민.박혜민.윤창희.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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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12.03 04:47 입력 /
2007.12.03 06:59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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