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정대근 회장 징역 5년 최종 확정
"무소불위 회장 권한 축소" 지적
농협은 정부기관 … 정체성 논란에 종지부
민선 1∼3대 회장 모두 사법처리 '불명예'
농협 정대근 회장의 징역형이 최종 확정되면서 농협 회장의 모럴해저드가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대법원은 최근 상고심에서 농협을 정부관리기업체로 최종 결론짓고 정대근 회장에 대해 징역 5년의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이로써 농협은 민선 1~3대 회장이 모두 각종 비리혐의로 구속, 사법처리 되는 불명예를 남기게 됐다. 이번 판결로 농협의 정체성 논란은 일단 종지부를 찍은 셈이다. 이에 따라 농협 회장의 무소불위의 권한을 축소하고 무리한 외형 확대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농협은 정부기관…정체성 논란 종지부"=대법원은 지난달 30일 농협중앙회 사옥 매각 과정에서 현대자동차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정대근 농협회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5년에 추징금 1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판결은 농협이 정부관리기업체이고 농협 회장도 당연히 공무원에 준하는 신분을 가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농협 임직원을 준공무원으로 보고 정 회장의 뇌물 수수 혐의를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특정범죄가중처벌에관한법률(특가법)을 적용해 처벌한 것이다.
이미 현재 특가법 제4조 제1항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부관리기업체의 간부직원은 형법 제129조나 제132조의 적용에 있어 공무원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행령 제2조 제48호에서는 정부관리기업체의 범위에 농협중앙회 및 그 회원조합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현행 선거법에도 농협 임직원을 공무원으로 간주, 특정 후보에 대한 선거 운동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현행법상 농협직원을 준공무원으로 봐야 한다고 최종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농협이 정부관리기업체라는 증거는 현재 특가법은 물론 선거법 등에 명시돼 있다"며 "법원이 이번에 원심대로 농협 회장에 대한 형을 확정한 것은 농협이 정부산하기구로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는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무소불위 권한…외형 확대 견제 장치 필요=전문가들은 법원의 이번 판결을 계기로 농협 회장의 무소불위의 권한을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현재 농협 회장은 농민 대표로 사실상 모든 임원 선임권은 물론 장기적인 의사 결정권을 쥐고 있다. 정 회장이 지난해 7월 뇌물수수혐의로 징역 7년형을 선고받은 이후 아무 견제 없이 버젓이 회장직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농협 회장이 농민 지원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세부 규정을 마련하고 회장 선출방식을 간접선거방식에서 농민 직선제로 변경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 회장의 경우 그동안 농민 지원과 상관이 없는 무리한 외형 확대에 열을 올렸다. 정 회장은 올초 야구단 인수를 추진하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취소한 바 있다. 여기에 CI(기업이미지)를 변경하고 세종증권이어 외환은행 인수 작업에도 참여했다.
다른 농협 한 관계자는 "이번 정 회장의 사법처리를 계기로 농협 회장의 권한을 축소하고 농민들의 권익 증진과 아무 상관이 없는 무리한 사세 확장을 중단해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진정한 농민 지원단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정훈기자 rep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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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12-0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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