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28일 취임한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이 대대적인 여론수렴에 나서면서 취임 이후 처음으로 주요 정책 방향을 내놓아 주목된다.

16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최 회장은 15일 서울 중구 충정로 농협중앙회에서 무작위로 선정한 전국 40여명의 조합장과 함께 ‘개혁위원회’를 열고 향후 농협 운영에 대한 로드맵을 발표했다.

로드맵에 따르면 우선 농협은 앞으로 조합 신용사업의 업무영역을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최근 예금이 대폭 펀드 등으로 옮겨가고 있음에도 상품 판매가 불가능해 신용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만큼 펀드 등을 판매할 수 있도록 조합 신용사업의 범위를 대폭 확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와 함께 상호금융 대표이사제를 도입해 신용사업의 시스템을 강화하고, 상환준비예치금금리를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등 상호금융경쟁력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계열사의 임원 운용에 있어서도 지금까지와 달리 경영능력과 전문성이 검증된 대내외 인사나 참신한 젊은 인재의 등용을 가능케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외부 인사가 계열사 임원으로 발탁되는 파격적 인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비료 및 사료가격 인상에 따른 대책 마련에도 나설 계획이다. 조합장들은 개혁위원회에서 “지난해 말 화학비료에 대한 국고지원이 폐지되면서 가격이 인상됐음에도 중앙회측에서는 미리 알려주지도 않고, 아무런 지원활동도 벌이지 않았다”고 지적함에 따라 중앙회 차원의 대책 마련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중앙회와 조합간에 업무영역이 겹치면서 나타나는 이해상충 문제도 해결하기로 했다. 지방 조합의 경우 1개 읍면을 단위로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도 단위 등으로 업무영역이 넓은 중앙회의 조합이 함께 들어서면서 금융점포간 경합 문제가 불거져온 만큼 이를 해결해 지방 조합을 간접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농협의 개혁은 농협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 한 만큼 조합장들을 중심으로 개혁위원회를 구성했다”면서 “최 회장은 앞으로 각 지방을 돌면서 전국 각 지방의 조합장들과 만나 의견 수렴을 거친 뒤 업무조정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음성원기자 eumryos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