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연합사업 기능 축소[08-01-14, 농수축산신문]

농협중앙회의 경제사업 핵심동력인 연합사업 기능이 대폭 축소돼 원활한 연합사업 추진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산지유통부 소속 연합사업팀을 해체하고, 기존 연합사업팀 기능 가운데 농산물 유통지원기능만을 도매사업분사로 이관하는 등 연합사업 업무를 대
폭 축소했다.

이는 소비자 장악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대형유통업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농협 도매사업의 역량을 극대화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농산물유통의 수직계열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연합사업팀의 유통지원기능을 도매사업분사로 편입시켜 전국 연합사업단을 농협 도매사업분사의 전속 출하조직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전략에서 짜여 진 연합사업부문의 조직개편은 연합사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데서 나온 발상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부분의 연합사업 관계자들은 “연합사업의 궁극적인 목적이 안정적인 판로확보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위한 조직화 및 규모화, 지도, 교육 나아가서는 산지유통시설 설치를 위한 지자체와의 협조 등을 아울러야 하는 게 연합사업의 역할”이라며 “단순 납품기능으로 인식돼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사업의 역할은 지자체, 정부 등 행정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산지시설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비롯해 이를 기반으로 한 산지농가 조직화 및 조직관리 등을 실시하는데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 농가조직화를 통한 물량 규모화 및 시설인프라 구축을 통한 상품화와 규모화 된 물량 및 상품화된 농산품 등에 대한 전략적 마케팅도 연합사업을 통해 추진해야 할 업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연합사업의 역할을 고려해 볼 때 산지조직 관리는 연합사업의 근간이고, 산지조직화의 효과는 단순 농산물 판매 유통사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지도, 홍보, 구매, 농정기능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일관된 반응이다.

따라서 연합사업의 기능을 축소 내지 이원화하는 것은 연합사업을 반쪽사업으로 끌고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농산물도매사업분사의 통합구매를 위한 수직계열화보다는 연합사업 기능의 패키지화를 통한 업무협조 기능을 강화하는 게 상품화된 농산물의 대량구매를 적극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일선 농협 관계자는 “기존에도 도매사업부 통합구매의 제1발주처가 연합사업단이었던 만큼 수직계열화는 의미가 없다”며 “오히려 연합사업부문의 기능을 축소할 경우 전국에 산재해 있는 연합사업단의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길경민 기자(kmkil@afl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