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임대사업 전면확대 요구[08-01-19, 농수축산신문]

- 대통령직인수위, 농기계사업단 설치... 업계, 사업규모 형태 등 추진추이 촉각
- 농림부, TF팀 구성 검토작업 착수... 농협 1조5000억원대 기금 출연 유력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농기계임대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확대 추진을 요구하고 나서며서 유관기관, 업계 등에서 사업규모나 형태 등 추진여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측은 농업분야에 대한 지원방안으로 농기계임대사업을 위주로 하는 농기계사업단을 세우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수도작 재배 농가에서 농기계를 직접 구매해 운영하는데 부담을 줄이기 위해 농협이나 지역조직 등에 농기계사업단을 설치하고 농가들이 농기계를 임대해 사용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농림부는 김달중 차관보를 팀장으로 하는 TF팀을 구성, 구체적인 검토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직 세부적인 추진방안이나 규모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 알려지고 있는 기본적인 인수위안은 전국 시군에 1개소씩 150여개의 농기계사업단을 구축하고 수도작농가에게 콤바인, 이앙기, 트랙터 등을 임대하는 방식으로 농기계 작업수요의 30%선까지 담당토록 한다는 것이다.

사업구축기간은 약 4년으로 설정해 놓고 있으며 여기에 투자되는 예산은 약 1조2000억~1조5000억 원 규모, 재원은 농협에서 출연 토록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사업추진 주체도 대부분 농기계수리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농협을 위주로 하는 형태를 기본안으로 하고 있어 농협의 역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인수위의 농기계사업단(안)은 현재 농림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농기계임대사업과는 별개의 형태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농림부는 2017년까지 2980억원의 예산으로 전국에 673개소의 농기계임대사업소를 개설해 소형기종, 농작업기 위주의 임대사업을 실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반면, 인수위의 농기계사업단은 주로 수도작에 사용되는 콤바인, 승용이앙기, 트랙터 등 대형농기계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한편 이러한 임대사업 전면 확대 방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재 자연스럽게 활성화되고 있는 민간 임작업 형태에 정부가 강제 개입을 할 경우 자유시장경제 논리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관계전문가는 “농기계사업단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임작업이 추진될 경우 민간 임작업의 비용도 따라서 낮아질 수 있어 일측면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고 밝히고 “하지만 그 비중이 견제기능 이상으로 높아질 경우 민간 임작업 시장의 붕괴를 일으킬 우려가 있으며, 농작업 성수기에 농기계를 구하지 못해 적기영농에 실패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농기계업체들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농기계업계 관계자는 “농기계임대사업을 확대 추진할 경우 약 10~15%선의 수요감소가 예상된다”며 “하지만 더욱 우려되는 부분은 농기계임대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실제 농기계구매를 해야 하는 농가들이 구입자체를 미루게 될 경우 순간적인 공동화현상의 발생으로 산업자체의 위기가 발생할 여지가 크다”고 우려했다.

학계전문가는 “농기계임대사업확대를 통한 농가의 부담경감과 이용도 제고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사업 추진상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대비책을 준비하지 않는다면 과거 ‘농기계 반값보조’와 같은 실패한 정책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신중한 정책추진을 바랬다.

이남종 기자(leenj@afl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