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9-10-0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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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의 미래는 우리의 참여에 달려있다..통합공무원노조, 민노총 활력 될까(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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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13 위클리경향 845호
"어려움에 처해 있는 민노총을 선택해준 공무원 노조 조합원들에게 감사한다.”
지난 9월23일 임성규 민노총 위원장이 기자회견장에서 한 말이다. 임 위원장은 이날 통합공무원 노조 출범 기자회견장에 참석해 이렇게 말하고 “더 잘하라는 채찍의 의미로 알아듣고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조직으로 거듭나도록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9월22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민주공무원노동조합(민공노), 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노조) 등 3개 공무원 노조는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3개 노조 통합과 민주노총 가입을 확정했다. 투표율은 75.8%였고 통합에 대해 89.6%, 민노총 가입에 대해 68.4%가 찬성했다. 3개 노조는 올해 안으로 통합 노조 설립 신고를 끝낼 예정이다.
10만명 넘는 노조원 민노총에 합류
지난 2006년 공무원 노조 합법화를 둘러싸고 이견이 충돌하면서 찢어졌던 공무원 노조는 그동안 꾸준히 통합의 필요성이 제기돼 오다가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통합을 추진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갈수록 강화된 반노동 기조가 통합 논의에 동력을 제공했다. 정용해 민공노 대변인은 “MB정권이 들어서면서 노동자를 적대시하는 기조가 강화됐다”면서 “공무원 노동자들이 위기를 느끼고 단결에 대한 열망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민노총 위원장이 통합 공무원 노조 출범을 반긴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에 통합된 3개 공무원 노조 조합원의 수는 10만9433명이다. 민노총 산하 연맹 가운데 이보다 조합원 수가 많은 산별노조는 금속노조(14만7000여 명)와 공공노조(14만2000여 명)뿐이다. KT노조, 인천지하철노조, 쌍용차노조 등 올해만 18개 단위 노조가 이탈해 충격을 받은 민노총으로서는 반가울 수밖에 없다.
이미 민노총에 가입한 전공노를 제외하고 6만1378명의 조합원이 민노총에 합류함으로써 민노총 조합원은 68만여 명으로 늘었다. 72만5000여 명 규모인 한국노총과 비슷한 규모를 갖추게 됐다. 전공노나 민공노에 가입해 있지 않은 지역의 독립 공무원 노조들이 가입 의사를 타진해 옴에 따라 앞으로 조합원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단순히 수적 증가만이 민노총에 힘을 보태는 건 아니다. 통합 공무원 노조의 민노총 가입으로 민노총은 산하 전교조, 지하철노조 등을 포함해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조직이 됐다. 민노총과 공무원 노조 측은 대정부 교섭력이나 민노총이 추진하는 일련의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수봉 민노총 대변인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이나 실직 노동자 지원 사업, 노동자 기본권 찾기 운동 등 재원 부족으로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는 사업들이 있었다”면서 “재정적으로 조금 여유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노동위원회나 최저임금위원회 등에 민노총이 더 많은 위원을 보낼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에 정책 개입력도 좀 더 강화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여론과 괴리돼 있었다는 비판이 제기된 투쟁 방향에도 일정한 변화가 예상된다. 발언권이 큰 단위 노조가 합류하면 그동안 민노총을 지배해 온 조직문화에 소폭으로나마 변동이 생길 수밖에 없다. 조돈문 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는 “그동안 민노총은 어려운 상황에서 힘들게 투쟁하다 보니 동원의 논리가 우세해 대화와 설득의 논리가 부족했다”면서 “통합 공무원 노조의 민노총 가입으로 민노총이 여론에 더 많은 신경을 쓰면서 국민과 소통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봤다. 민주노조 운동의 선명성과 당위성을 고수하면서 명분이 옳으면 국민들이 이해해 줄 것이라는 노선을 견지해 온 민노총이 현실을 좀 더 냉철하게 들여다보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공무원 노조의 민노총 가입이 민노총의 근본적인 변화를 견인하는 데 충분한 동력으로 작용할 지에 대해서는 ‘낙관할 수 없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민노총 위기론 씨앗은 내부에
올해 초 민노총 간부의 성폭력 파문과 단위 노조의 잇따른 탈퇴 이후 집중적으로 제기된 민노총 위기론은 ‘도덕성 문제’ ‘관료화 및 정파 갈등’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만을 위한 조직’ 등으로 집약된다. 위기론의 씨앗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있었다. 이 때문에 조돈문 교수는 민노총 혁신이라는 관점에서 공무원 노조의 민노총 가입이 직접적으로 줄 변화는 ‘가벼운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민노총 위기는 숫자의 위기가 아니다. 핵심은 두 가지다. 먼저 민노총 구성원들의 결속력이 꾸준히 약화됐다. 다음은 조합원들이 보수화됐다는 점이다. 조합원 보수화는 동시에 결속력 약화의 원인이기도 하다. 이 두 가지가 맞물리면서 민노총이 정규직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이익집단의 성격을 띠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승호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올해 단위 노조들의 민노총 탈퇴를 민노총 위기와 연결짓는 건 논리적인 비약”이라고 말했다. KT노조의 경우 이미 민노총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에 민노총 조직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았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정파 문제와 조합원 성향 변화가 서로 맞물려 빚어내는 문제들이 민노총 위기의 본질이라고 진단했다.
정파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조직이 크면 구성원들의 지향점이 몇 개 그룹으로 나뉘어 돌출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다른 조직과 마찬가지로 집행부 장악이라는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민노총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다. 김 연구위원은 “정파들이 집행부 장악을 위해 경쟁하는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표를 의식하게 되고, 그런 상황에서 대기업 정규직 현장 조합원들의 이해관계가 반영되다 보니 집행부가 되기 전에는 비정규직과의 연대를 강조하다가도 막상 집행부가 되면 현실적인 제약에 부닥치게 된다”고 말했다. 공무원 노조가 민노총에 가입한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김 연구위원의 생각이다.
그러나 민노총이 안고 있는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살펴볼 필요도 있다. 하종강 한울노동문제연구소장은 민노총이 대기업 정규직 중심 편향 조직이라는 진단에 흔쾌히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 소장은 “대기업 정규직 중심 조직이어서 문제라는 시각에 오히려 문제가 있다”면서 “일부 그러한 성향이 있다고 하더라도 정규직 노조 중 비정규직 문제에 가장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온 것이 민노총이다. KT노조나 현대차노조는 그런 문제에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의미에서 정규직 중의 정규직이라 할 공무원 노조가 비정규직이나 사회적 약자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민노총을 선택했다는 점에 의미를 둔다”고 강조했다.
민노총은 앞으로 어떤 길을 가야 할까. “민노총은 아주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 공무원 노조가 편한 길을 두고 여러 어려움을 헤치면서 민노총에 가입한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 그처럼 어려운 선택을 해 준 만큼 민노총도 국민이 지지하느냐 마느냐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행동하겠다.” 민노총 이수봉 대변인이 전하는 민노총의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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