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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3-13 09:37
이별하는 우리를 위해 퍼온글
 글쓴이 : 무소
조회 : 890  
이번주에 문상을 두번 다녀왔다.
내 경험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억울함과 안타까움에 많이 힘들었던 시간으로 기억되어
삼가 위로를 보낸다.
그 무엇으로도 되돌릴수 없는 한가지 일이지 싶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삶에 대해 감사하게 여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근원적인 물음,
‘나는 누구인가’하고 묻는 것이다.
삶의 순간순간마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하는 물음에서
그때그때 마무리가 이루어진다.
그 물음은 본래 모습을 잃지 않는 중요한 자각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내려놓음이다.
내려놓음은 일의 결과나 세상에서의 성공과 실패를 뛰어넘어
자신의 순수 존재에 이르는 내면의 연금술이다.
내려놓지 못할 때 마무리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것은 또 다른 윤회와 반복의 여지를 남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진정한 내려놓음에서 완성된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비움이다.
채움만을 위해 달려온 생각을 버리고 비움에 다가서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마무리는 비움이고
그 비움이 가져다주는 충만으로 자신을 채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삶의 본질인 놀이를 회복하는 것....
아름다운 마무리는 지금이 바로 그때임을 안다.
과거나 미래의 어느 때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이
나에게 주어진 유일한 순간임을 안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용서이고 이해이고 자비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개체인 나를 뛰어넘어 전체와 만난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나를 얽어매고 있는 구속과 생각들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워지는 것. 삶의 예속물이 아니라
삶의 주체로서 거듭난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그 향기와 맛과
빛깔을 조용히 음미한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스스로 가난과 간소함을 선택한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또한 단순해지는 것....
아름다운 마무리는 살아온 날들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것....
그리고 아름다운 마무리는 언제든 떠날 채비를 갖춘다....
머지않아 늦가을 서릿바람에 저토록 무성한 나뭇잎들도
무너져 내릴 것이다.
그 빈 가지에 때가 오면 또다시 새잎이
돋아날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낡은 생각,
낡은 습관을 미련 없이 떨쳐 버리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마무리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노년의 아름다움이란
모든 일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남에게 양보할 수 있는
너그러움에 있음을 잊지 말 일이다....
우리는 자신의 꿈과 이상을 저버릴 때 늙는다.
세월은 우리 얼굴에 주름살을 남기지만
우리가 일에 대한 흥미를 잃을 때는
영혼이 주름지게 된다.
그 누구를 물을 것 없이
탐구하는 노력을 쉬게 되면 인생이 녹슨다.
명심하고 명심할 일이다.
세상물정 모르는 철없는 소리일지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을 자신의 분수에 맞게 제대로 살고 있다면
노후에 대한 불안 같은 것에 주눅 들지 않을 것이다.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다.
지금 이 순간은 과거도 미래도 없는 순수한 시간이다.
언제 어디서나 지금 이 순간을 살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보다 성숙해져야 한다.
나이 들어서도 젊은 시절이나 다름없이
생활의 도구인 물건에 얽매이거나
욕심을 부린다면 그의 인생은 추하다.
어떤 물질이나 관계 속에서도
그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두고 바라보며 즐길 수도 있어야 한다.....
인생의 황혼기는 묵은 가지에서
새롭게 피어나는 꽃일 수 있어야 한다.
이 몸은 조금씩 이지러져 가지만
마음은 샘물처럼 차오를 수 있어야 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을
무가치한 일에 결코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나이가 어리거나 많거나 간에
항상 배우고 익히면서 탐구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누구나 삶에 녹이 슨다.
깨어 있고자 하는 사람은
삶의 종착점에 이를 때까지 자신을 묵혀 두지 않고
거듭거듭 새롭게 일깨워야 한다.
이런 사람은 이 다음 생의 문전에 섰을 때도 당당할 것이다....

--- 법정 스님 글 '아름다운 마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