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농협노조 대경본부 2005년

新 年 詞

대구경북지역 농협 동인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다사다난했던 2004년을 뒤로 한 채 2005년 을유년 새해를 맞이하여 귀 농협에 무궁한 발전과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깊이 바랍니다.

2004년은 비정규직 고용안정문제와 장천, 교하로 대표되는 해산농협 계약이전 사태로 인한 지역농협 노동자들의 수난의 해로 기억됩니다.

비정규직 고용안정 문제는 조합장이 자살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가져오게 되었고, 조합장 자살의 가장 근본 원인은 사용자간의 이해관계의 대립이었으며 임원들과 전·상무 그리고 조합장과의 이해관계 속에서 노동조합의 합법성을 무시하면서 생겨난 부당노동행위의 파멸의 모습이었습니다.

청송지역의 비정규직 집단해고 문제는 우리 농협사회에서도 비정규직 문제가 위험수위에 도달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일련의 사건이었습니다.

한편, 장천농협과 교하문제로 문제로 대표되는 농협 해산 사태는 지금 협동조합의 총체적 위기가 닥쳐왔음을 증명해준 사건이고 농협중앙회와 농림부에서 만들어 놓은 농협구조개선법의 악랄함을 신랄하게 증명한 사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모든 언론과 국민은 농협을 개혁대상으로 보고 있으며, 정부는 농정실패의 책임을 모두 지역농협으로 전가하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로 대변되는 개방화 세계화정책과 노동 유연화 정책은 제1금융권을 넘어 제2금융권으로 파고들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지역농협 죽이기는 벌써부터 진행되고 있습니다.

농가인구 감소 등 농업·농촌기반 지속적인 약화
금융기관간 합병을 통한 대형화로 금융산업 경쟁 치열
조합의 주 수익원인 상호금융 예대마진이 매년 감소
연체대출금 지속 증가
경제사업채권도 상호금융대출금과 동일하게 대손충당금 적립
상호금융예금자보호기금 보험료 율 인상에 따른 수지부담 가중
상호금융자금 운용의 한계
수익력 저하에 따른 경제사업 수행 능력 부족
농협구조개선법에 의한 적기시정조치 편입기준 상향적용(3%에서 4%로)
중앙회의 무이자자금 지원 방향 전환
제2금융권의 구조조정 본격화 예상

이런 상황 속에서 농협중앙회는 지역농협 400개 줄인다는 말과 동시에 "새농촌 새농협" 운동으로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전국에 11개 지역농협이 합병권고조합이 되었으며 그 중에서 경북은 문경 영순농협, 영천 화남북농협, 포항 장기농협이 그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강제합병을 했을 때 피 합병조합은 구조조정 정리해고 50% 나머지 50%는 승진승급 없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도 알고 있습니다. 위의 대상 조합들은 고액 임금자들도 많고 또한 구조조정 없이는 어느 농협에서도 합병을 받아줄 곳도 없다는 현실을 말입니다.

농협중앙회는 위와 같은 현실을 이용해서 합병대상 조합이 합병을 받아줄 농협이 없어서 지불능력이 없는 파산(도산)조합 또는 유동성위기조합이 되어 버린다면 해당 조합은 농개법에 의해 계약이전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할 것이며, 전체가 다 구조조정 되기 싫으면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피합병대상 조합의 노동자들의 목줄을 조여 올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구조조정이 되어야 한단 말입니까?
정말 어처구니없는 노릇입니다.

2004년에 농협중앙회는 자체적으로 지역농협을 경영진단하고 적기시정조치 예상조합이라는 것을 발표했습니다.

지역농협 지역축협 품목조합을 합쳐 400여개에 달하며 그 대상 노동자가 대략 10,000여명에 육박합니다.

이에 전국농협노조는 단체협약을 통한 고용안정 보장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농협중앙회가 지도해온 시군 인사업무협의회의 규정에는 구조조정 되어서 나간 노동자들을 "근로기준법 31조"에 "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해고된 노동자는 해고된 이후 2년간 회사가 신규채용이 필요할 때는 해고된 노동자를 우선채용한다"는 규정을 두지 않아 해고된 노동자를 놔두고 다른 사람을 신규채용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참조]제31조의2(우선 재고용등)
①제31조(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의 규정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한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한 날부터 2년이내에 근로자를 채용하고자 할 때에는 제31조의 규정에 의하여 해고된 근로자가 원하는 경우 해고전의 직책 등을 감안하여 그 근로자를 우선적으로 고용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②정부는 제31조의 규정에 의하여 해고된 근로자에 대하여 생계안정, 재취업, 직업훈련 등 필요한 조치를 우선적으로 취하여야 한다.

또한 각 개별 사업장에서 체결하고 있는 단체협약으로는 분명히 부족한 점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것도 단체협약을 통하여 고용보장을 받기 위해서는 농협중앙회에 교육을 받은 사용자와 그 사용자의 꼬임에 빠진 임원 및 대의원 농민조합원과의 처절한 내부 갈등을 거쳐야만이 가능하기에 우리의 길은 멀고도 험한 것입니다.

따라서 2005년에 전국농협노조 대경본부는 아래와 같은 목표를 설정합니다.

첫째. 무분별한 지역농협 구조조정 및 지역농협 노동자 죽이기에 혈안이 되어있는 농협중앙회와 목숨을 건 생존권 투쟁을 벌여 나갈 것이다. (농협중앙회 신·경분리, 시·군지부 철폐, 중복사업 금지, 시·군 금고 수익 환수, 농·개 법 철폐 등등)

둘째. 시·군 인사업무협의회에서 공동채용과 인사이동을 진행했던 만큼 시·군 지역의 농협 노동자가 구조조정되거나 정리해고 된 후 신규 채용 발생 할시 우선채용 할 수 있도록 시·군 인사업무협의회 규정 변경을 위해서 총력 투쟁해 나갈 것입니다.

세째. 지역농협이 살길은 강제 합병이나 강제 구조조정에 있는 것이 아니라 광역단위 자율합병임을 인지하고 지역농협 조합장과 임원 설득과 더불어 농임조합원 설득을 통하여 광역자율합병을 추진할 것이며, 그래도 안되면 노동자·농민 연대하여 생존권 사수를 위한 총력투쟁으로 정면 돌파 해 나갈 것입니다.

네째. 가속화되고 있는 비정규직의 양산을 막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쟁취와 및 비정규직 채용을 제안하여 고용의 유연화에 의한 노동자 분할통치를 끝장내는데 매진 할 것이며, 구조조정의 편리를 위해 농협중앙회가 일방적으로 내어놓은 성과급제를 박살내고 고정급화 쟁취를 위한 2005년 상반기 임단투를 힘차게 진행 할 것입니다.

다섯째. 지역농협노동자 생존권을 짓밟은 장천농협 사태의 진짜주범은 농협중앙회와 구미시 인사업무협의회임을 각인하고 그들과의 목숨을 건 투쟁을 통해서 장천농협 노동자들의 생존권 확보를 위해서 매진 할 것입니다.

다시 정리하면
1. 지역농협 구조조정 분쇄 및 농협중앙회 개혁
2. 시·군 인사업무협의회 규정 개정
3. 지역단위 광역 자율 합병 추진
4. 비정규직 철폐 및 고정급제 임단협 쟁취
5. 장천농협 노동자의 생존권 확보

위의 5대 핵심 과제를 가지고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을 분쇄하고 노동유연화 정책을 박살내는데 전국농협노조 대경본부는 혼신의 힘을 다하는 2005년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지역농협 동인여러분 !

유리컵안에 개구리 이야기를 아십니까.

유리컵에 물을 담고 그 안에 개구리를 담아서 밑에 불을 지피면 개구리는 밖으로 튀어나가지 않고 그대로 삶겨죽는다고 합니다.

우리가 지금 그런 처지가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동인여러분 도시농협은 도시농협대로 노동 유연화 정책에 의하여 정규직은 구조조정하고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있으며, 노동자간 경쟁심화로 인한 노동착취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농촌농협은 농협이 가진 기본 이상은 뒤로 한 채 수익내기에 급급하고 있으며 이제는 그것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자연스레 큰 자본에게 잡아 먹혀야하는 작은 자본에 불과해 졌으며 협동조합의 근본정신은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협동조합의 공공성은 반드시 사수되어야 하며 민족농업을 사수하고, 우리 농촌을 지키는 농민의 사랑스런 도우미로서 지역농협과 노동자들은 반드시 생존해야 합니다.

이제 더 이상 망설일수 없습니다.

민족의 근간이자 이 땅의 생명산업인 우리 농업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의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지역사회와 고향을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지역농협 노동자들이 함께 일어서야 할 것입니다.

그 길에 전국농협노조 대경본부는 맨 앞에서 동인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2005년 1월 1일

민주노총 사무금융연맹


전국농협노동조합 대구경북본부 본부장 김영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