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서방송 문제.

오늘 노동조합에서 매각의 조건인 구조조정-정리해고에 맞서 투쟁하겠다고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제 개인적으론 많이 늦은 대응이긴한데 그래도 앞으로 잘 싸우기를 바라면서 영서방송의 문제들에 대해서 제가 알고 있는 사실을 설명해야겠네요.

영서방송은 지역의 유선방송으로 출발했습니다. 유선방송과 인터넷사업이었지요. 전개인적으로 영서방송의 유선방송,인터넷을 10년 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좀 오래된 회사입니다. 중간에 케이블방송이 들어왔다가 결국 견디지 못하고 사라질 정도로 지역에서 탄탄한 기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최근 대기업의 유선방송과 인터넷 사업 진출로 힘들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지역에서의 점유율이 높은 편입니다.

2년 전에 영서방송이 충북방송으로 매각됐습니다.
물론 그 전에 구조조정이 있었습니다. 아웃소싱의 방식으로요.
그때 제대로 싸우지 못했습니다. 현재 조합원은 16명 주로 기술부-하는 업무는 유선의 설치, 보수 유지업무는 아웃소싱 됨-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입니다.

충북방송이 인수 후에 제대로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나름대로 돈은 되는데 이윤만 빼가니 부실해질 수밖에 없겠지요.부채만 쌓이고 있습니다. 4월 2일 회사경영이 어렵다면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한다고 했고,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했습니다. 처음 33명의 인적 구조조정을 하겠다고했습니다. 희망퇴직과 아웃소싱의 형태로.

다 아시겠지만 팔 때는 높은 가격에 팔려고 하지요. 충북방송이 이렇게 매각의 차익을 노린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높은 가격에 팔기 위해서는 가장 손 쉬운 것이 인적 구조조정입니다. 그리고 매수자가 인수조건에 '노동조합 탈퇴'를 요구했다고 했습니다.
노동조합은 눈엣가시릴 수밖에 없겠지요. 설혹 노동조합이 무기력하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언젠가는 대화와 타협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일방통행을 위한 비용지출을 감수해야하지요. 그래서 얼마의 돈이 들어가더라도 노동조합을 없애려고 하는 것이 자본가들의 속내입니다.

영서방송은 영상제작 인력조차 아웃소싱 됐습니다. 핵심기술부와 기자 등만 남아있는 상태지요. 객관적으로 이미 할만큼 다 한 상태인데도 더 하겠다고 합니다. 하긴 자본가들에게 노동자의 삶이 뭔 의미가 있겠습니까. 오직 '이윤'만이 미덕인 그들에게 인간적인 무언가를 기대하는 것 가체가 몰계급적이지요.

2년전 제대로 투쟁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기자회견을 진행하려는데 대표라는 자가 방송장비를 틀자 왜 방송방비를 트느냐?고 시비입니다. 그러더니 '직원들 다 나오라 그래~'더니 지는 건물로 들어가면서 '싸가지 없네...'하고 들어가네요. 연대한 동지들한테 한 소리지요. 그리고 마당에 개도 풀어 놓았더군요. 평상시에 그러지 않는데 오늘만 풀어 놓았다고 하니...참...싸가지하곤...

앞으로 투쟁 제대로 합시다.
사측한테 '싸가지 없네...'라는 소리 듣지 않으려면 제대로 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은 그 동안 노동조합이 현장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투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역에 계시는 분들, 충북방송은 유선방송사업을 하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적당히 하다가 팔아먹으려고 했던 것이 분명합니다. 이렇게 노동자들을 물건취급하는 자본에 대해서 분노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노동조합의 요구는 간단합니다.
인적 구조조정 반대. 오히려 무능한 경영진들이 돈을 토해 놔야지요.
노동조합과 노동자의 승계. 이것입니다.

누구나 광폭한 자본의 탐욕으로 거리로 내몰릴 수 있습니다.
한 곳에서라도 이러한 폭력적인 만행을 저지해야 우리 모두의 삶을 지켜낼 수 있습니다. 앞으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고 언제든지 필요할 때면 달려와 주시기 바랍니다.